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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명 늘던 상용직 1.4만명 증가 그쳐…제조업은 9.8만명 줄어

[더 매서워진 '고용 한파']

■10월 취업자 42만명 감소

계속된 경기 부진·피해 누적 영향

거리두기 완화·수출 일부개선에도

6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줄어들어

60대 이상 빼고 全연령 고용률↓

취준생 4명중 1명은 "그냥 쉰다"

11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실업급여설명회장에서 구직자들이 취업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10월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42만1,000명 감소했다. /권욱기자




지난 10월부터 고용상황이 회복될 것이라던 정부의 기대에도 고용지표는 여전히 한겨울이다. 지난달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1단계로 완화하고 수출지표가 일부 개선됐음에도 그간의 경기 부진과 피해 누적 영향으로 취업자 수가 6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하고 두 달 연속 실업자 수가 100만명을 넘겼다. 숙박·음식 등 계속되는 서비스업 일자리 충격과 함께 상대적으로 ‘질 좋은 일자리’로 꼽히는 상용직마저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고 6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층의 취업자 감소 추세는 이어졌다. 특히 15~29세 청년층의 경우 제조·도소매 업종 둔화에다 신규채용 위축까지 겹치며 취업포기자가 늘어나는 실정이다.

11일 통계청의 ‘10월 고용동향’을 보면 고용안정성과 임금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아 ‘좋은 일자리’로 꼽히는 상용직 근로자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1만4,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 7월까지만 해도 전년 대비 30만명 이상 증가했는데 8월 28만2,000명, 9월 9만6,000명으로 증가폭이 급격히 줄어들더니 이번에 1만명대로 쪼그라든 것이다.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9년 10월(-5만6,000명) 이후 최악의 수준이다. 이는 대기업·중견기업들이 대거 신규채용 계획을 미룬 탓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올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했는데 전체 응답기업(120곳)의 절반(50.0%)이 신규채용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답하는 등 정규직 채용문이 한껏 좁아진 상황이다. 계속되는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 감소 추세에 더해 정부가 양호한 일자리 사정의 근거로 제시해왔던 상용근로자 취업자 수도 다음달에는 마이너스로 전환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433만6,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9만8,000명 줄어 올 들어 최대폭의 감소를 기록했다. 최근 고용지표의 후행성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수출 회복과 다소 밸런스가 맞지 않는 것이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4월 주요국의 록다운 등 경제봉쇄 영향이 누적돼 지속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록다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유럽을 중심으로 한 2차 록다운이 재개될 경우 제조업은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제조업에 그나마 질 좋은 일자리가 많은데 후행 기간이 원래 길기 때문에 안 그래도 회복이 힘든 상황이었다”며 “이에 더해 유럽을 중심으로 재확산이 다시 나타나는 상황이라 미국까지 봉쇄가 이뤄질 경우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서비스업과 임시·일용직 등 취약계층의 고용여건은 극도로 악화된 상태다. 업종별로 보면 숙박 및 음식점업의 감소폭이 22만7,000명, 도매 및 소매업 18만8,000명, 교육서비스업 10만3,000명 등 대면서비스업 취업자 수 감소가 여전히 두드러졌다.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되기는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완전 종식되지 않는 한 언제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조정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사업주들이 고용을 미루고 버티고 있는 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1주간 코로나19 일평균 확진자 수는 99.7명에 달하는데 현재 추세가 지속될 경우 언제든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될 수 있는 상황이다.

청년층, 특히 30대 실업률은 4.0%로 10월 기준 199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체감실업률을 보여주는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확장 실업률)은 24.4%로 전년 대비 3.9%포인트 상승했는데 이는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5년 이후 동월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취업희망청년 4명 중 1명은 사실상 자신을 백수 상태에 가깝다고 생각하고 있는 셈이다. 경제의 허리를 담당하는 40대 고용률은 76.8%로 1988년 10월 이후 최악이다. 비경제활동인구는 50만8,000명 증가한 1,673만6,000명이었고 그중에서도 ‘쉬었음’으로 분류된 사람이 235만9,000명이었다. ‘쉬었음’ 인구는 50대를 제외하고 모든 연령대에서 늘었다. 구직단념자는 61만7,000명으로 11만2,000명 증가했다.

이 같은 여건에도 정부는 계절조정 취업자 수는 전월 대비 5만4,000명 증가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올 초 코로나19가 처음 확산됐을 때 두 달 연속 마이너스였는데 한 달 만에 플러스로 전환한 것은 지난해 10월 고용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경기 개선 흐름이 신속한 고용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내수·수출 활력 제고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세종=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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