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004170)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도 대형 백화점의 매출 회복세에 힘입어 한 분기 만에 적자에서 탈출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던 지난해 대비로는 여전히 반토막난 실적이지만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 까사미아 등 주요 자회사들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태며 최악의 상황에서 빠져나오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신세계는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앞으로 3년간 영업이익의 10%를 배당 재원으로 책정하는 등 이마트에 이어 적극적인 주주친화정책도 발표했다.
신세계는 올해 3·4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2,144억원, 영업이익 25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4.2%, 73.8% 감소했다고 12일 공시했다. 다만 코로나19 타격이 극에 달했던 직전 분기 대비로는 매출이 19.7%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682억원 늘며 흑자 전환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국내 유통시장에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고 인천공항 등 면세점의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웠던 상황을 감안하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실적 개선은 강남점 등 백화점 대형점포의 회복세가 이끌었다. 백화점 사업의 3·4분기 매출액은 3,6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했지만, 직전 분기 대비로는 2.8% 신장하며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 특히 강남점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누적매출 2조원을 돌파한 대형 점포로 올해도 코로나19 타격 속에서도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다.
주요 연결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도 회복세에 힘을 보탰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직전 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센트럴시티는 흑자로 돌아섰고, 까사미아는 전 분기 대비 적자폭을 줄이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면세점 화장품 사업의 실적 회복과 해외패션 부문의 견고한 성장으로 영업이익 70억원을 기록하며 빠른 흑자 전환을 이뤘다. 특히 화장품 사업은 중국 소비가 점차 정상화되고 면세점 판매도 회복 추세를 보이면서 전 분기 대비 52%나 신장했다.
면세점도 인천공항 임대료 감면, 면세품 내수판매와 제3자 반송 등의 효과로 적자폭을 크게 줄였다. 면세점의 3·4분기 영업손실은 205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165억원 개선됐다. 지속적으로 유통망을 확장하고 있는 까사미아는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트렌드로 주거 관련 소비가 증가하며 전년대비 매출이 50%나 증가했다.
아울러 신세계는 이날 실적 발표와 함께 향후 3년간 별도재무제표 기준 연간 영업이익의 10%를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환원 재원이 부족하더라도 주당 1,500원의 액면배당을 보장해주기로 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백화점의 빠른 매출 회복세에 힘입어 성수기인 4·4분기에는 보다 개선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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