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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아진 취업문…개발자 채용만 늘고 제조업 줄었다

중기 64%가 "내년 채용계획 없다"

비대면 방식 플랫폼 산업 발달로

IT분야 개발자 수요는 크게 증가

네이버·카카오페이 등 대규모 모집

제조업은 배터리 분야만 "인재 선발"

KDI에 따르면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올해 9월까지 사라진 제조업 일자리 수는 16만개에 달한다. KDI 이종관 지식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이 발표한 ‘코로나19 고용충격 양상과 정책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글로벌 교역산업이 줄면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일자리 수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출입이 안되니 공장을 돌릴 인력이 필요 없어졌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산업의 근간이자 일자리 창출을 담당하는 제조업의 부진은 곧 채용 절벽으로 이어졌다.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취업자수는 433만 6,000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9만 8,000명이 감소해 올 들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통계청도 “주요국의 경제봉쇄 영향이 누적돼 지속되고 있다”며 “제조업에 그나마 질 좋은 일자리가 많은데 경제 봉쇄 상황이 다시 확산하는 모습이어서 언제 개선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내년 채용 전망 역시 어둡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23~30일 중소기업 630곳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중기 64.4%는 내년 신규 인력 채용 계획이 ‘없다’고 답했고, 9.7%만이 ‘있다’고 했다. 나머지는 아직 신규 채용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IT 직군은 상황이 정 반대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오히려 몸값이 뛰고 있다. 이커머스 등 비대면 방식의 플랫폼 산업이 발달하면서 개발자 등의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네이버는 19일 수백명 규모의 대규모 인력 채용 계획을 밝혔다. 네이버는 이날 개발 직군 경력 사원 공채 계획을 발표하며 다음달 7일까지 서류 접수를 받는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네이버의 성장을 함께 만들어나갈 수 있는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대규모 경력 개발자를 공개 채용하게 됐다”며 “인원수를 확정하지 않은 이유도 우수한 인재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채용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2020 경력 개발자 특별 채용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페이의 지속적인 성장에 발맞춰 함께 서비스를 만들어갈 인재 영입을 위해 지난 공채에 이어 특별 채용을 시작하게 됐다”며 “카카오페이의 기술 혁신에 함께 해 나갈 분들의 많은 관심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쿠팡 역시 온라인 코딩테스트·라이브 코딩 인터뷰를 통해 이번 달 개발 인력을 선발한다.

이 때문에 취준생뿐 아니라 직장인 역시 개발자로의 전직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성인남녀 739명을 대상으로 ‘개발자 입사의향’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최근 개발직 수요 증대에 대해 공감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는 응답이 87.5%에 달했다. 이 중 46.7%는 개발자로의 전직 또는 취업의사도 있다고 밝혔다.



제조업 중에서는 그나마 K-배터리 분야의 연구인력 채용 기회가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배터리 3사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6%에서 올해 35%로 2배 이상 늘면서 대규모 채용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 연말까지 차세대 배터리 개발 인력 수시 채용에 나섰다. 별도의 인원 제한 없이 적합한 인재가 있으면 채용할 계획이다. 이번 채용으로 SK이노베이션은 차세대 배터리 기술로 각광 받는 고해전해질과 리튬 음극 기술 등을 개발하기 위한 인력을 확충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 현지 대규모 배터리 인력 채용 계획도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미래모빌리티 인재를 모집했다. R&D(연구인력) 인력을 중심으로 한 세 자릿수 모집으로 올 들어 벌써 2번째 대대적인 채용이다. 취업포털 커리어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신재생 에너지 확대 및 그린 뉴딜 정책에 맞춰 급성장했다. 최근 미국의 바이든 당선인이 내세운 친환경 정책으로 인해 우리 시장은 더욱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래를 꿈꾸는 취업준비생이라면 배터리 업계를 주목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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