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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업은 소통... '미술인만의 리그' 벗어나야죠"

비보이와 컬래버 시도하는 서자현 화가

28일부터 예술의전당서 전시회

"작가 메시지 더 분명하게 전달

거장도 자기영역만 고집 안해

세상에 '왜'라는 질문 해보길"

서자현 화가




“대중과의 소통 없는 미술은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컬래버레이션(협업)은 ‘우리만의 리그’에서 벗어나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한 시도입니다.”

미술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비보이’와 협업하는 전시회를 준비하는 서자현(52·사진) 화가는 23일 서울 문정동 작업실에서 가진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장르와의 협업은 작가의 메시지를 더욱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서 화가는 파리 뇌프빌콩트고등예술학교 창작텍스타일학과를 졸업한 후 홍익대에서 ‘현대미술의 다층적 평면구조’에 대한 분석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는 뉴욕 브루클린의 J&M스튜디오에서 활동하고 있다.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보는 것과 보여지는 것’이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열면서 비보이를 포함한 스트리트아트 지원단체 ‘프리즘무브먼트’와 협업을 시도한다.

서 화가가 협업에 눈을 뜬 것은 지난 2019년 현대미술의 거장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전시회를 보고부터다. 그는 “당시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나를 관리하는 매니저가 리히터의 전시회를 꼭 보라고 연락해왔다”며 “어렵게 표를 구해 볼 수 있었던 그 전시회에서 ‘현대미술은 이렇게 가야 하는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특히 거장이 자기 작품만 고집하지 않고 다른 장르와 협업하는 모습은 그에게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서 화가는 “솔직히 일반인들은 작품을 봐도 ‘이게 뭐지’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렇게 협업하면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 명확히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서자현 화가가 서울 문정동 작업실에서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가 이번 전시에서 협업 대상으로 비보이를 선택한 이유 역시 시대의 주역들에게 메시지를 더 잘 전달하기 위함이다. 서 화가는 “지금 시대의 주인공은 중장년이 아닌 젊은 층”이라며 “비보이의 살아 있는 움직임과 새로움을 보면서 지금 시대를 이끄는 것이 젊은 층이라는 점을 분명히 느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중과의 소통’을 무엇보다 강조하는 예술인 중 한 명이다. 물론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어느 날 지인에게 들었던 “너희 작품을 미술인 아닌 다른 사람들도 알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한마디가 비수가 돼 그의 생각을 바꿔놓았다. 서 화가는 “충격이었다. 그때부터 작가들은 시대정신을 담는 것이 우선이라고 배웠는데 그것을 무시하는 게 과연 옳은 것인가를 자문하게 됐다”며 “대중의 선호를 무시한 현대미술이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그가 이번 전시회에서 ‘지금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것들’에 대한 질문을 던지려 한다. 과연 우리가 보는 것이 실재하는 것일까, 수많은 미디어를 통해 본 것들이 사실일까 등의 질문을 통해 진실이란 무엇이고 선택이란 무엇인가를 느껴보라는 것이다. 서 화가는 “2003년 이라크전쟁 당시 미디어에서 얘기한 것들이 모두 진실은 아니었다는 사실이 이 전시회의 시작점”이라며 “세상에는 원본과 변형된 이미지가 동시에 존재한다. 관람객들이 보거나 보여지는 것들로 판단하기보다 한 번쯤 ‘왜’라는 질문을 해봤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송영규기자 sk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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