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시그널] PEF처럼 뛴 SK, 2020년 대형딜 싹쓸이 했다

M&A 결산 <상>기업부문

인텔낸드사업부문 10兆에 품으며 인수합병 DNA 과시

M&A 의사 판단 빠르고 PEF들과도 관계 좋아

비주력 사업 매각도 '속도전'





올해 자본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컸다. 상반기는 공포 심리가 시장을 짓누르면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웠고 인수합병(M&A) 거래가 좌초되는 등 긴장감이 컸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막대한 유동성을 무기로 기업공개(IPO) 청약 경쟁률이 잇달아 갱신되고 역대 최대 규모의 크로스보더(국경 간 거래) 빅딜이 성사되는 등 시장 분위기가 냉탕과 열탕을 오갔다. 서울경제 시그널은 올해 자본시장을 △M&A △IPO △회사채 △대체 투자의 순서로 되짚어본다.

“SK그룹의 투자 조직은 대기업이 아니라 사모펀드(PEF) 운용사처럼 움직인다. 일반 대기업과는 DNA가 다르다고 봐도 좋을 정도다.” (국내 연기금 투자담당자)

올해 M&A 시장에서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대기업 ‘큰손’은 단연 SK그룹이었다. 올해 초만 해도 시장에서는 지난해 비핵심 사업을 상당수 정리한 LG그룹이나 주력 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롯데·CJ그룹 등이 올해 M&A 시장의 주역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SK가 M&A에 쏟아부은 자금은 총 13조 원으로 국내 대기업 중 가장 많았다. 지난 10월 SK하이닉스(000660)가 나서 10조 원이 넘는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에 앞서 SK실트론의 미국 듀폰사의 실리콘 카바이드 웨이퍼 사업부 인수(5,400억 원)나 SK머티리얼즈의 금호석유 포토레지스트 사업 인수(400억 원)까지 포함하면 반도체 관련 사업 인수에 투자한 금액만 12조 원에 이른다. SK건설도 1조 500억 원을 들여 국내 1위 종합 환경 플랫폼 업체인 EMC홀딩스를 인수하면서 건설업의 고질적 약점인 경기 민감도를 어느 정도 해소했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이뿐 아니다. 올해 주요 대기업들이 비주력 자산 매각에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과 달리 SK 계열사들은 △SK케미칼 바이오에너지사업 부문(3,800억 원) △SKC코오롱PI 지분(3,035억 원) △TSK코퍼레이션 지분(1,968억 원) △SK바이오랜드(1,152억 원) 등을 잇달아 처분해 재무구조 개선 및 신산업 투자를 위한 실탄을 확보했다. 구 조조정을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핵심 계열사를 정리한 두산그룹을 제외하면 대기업 중 가장 많은 사업을 정리했다.



IB 업계에서는 이 같은 SK의 M&A ‘속도전’에 대해 지배 구조와 투자 문화의 차이가 만들어 낸 결과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오너 일가의 세습 등 지배 구조 이슈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보니 공격적인 투자 구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국내 한 PEF 운용사 대표는 “삼성이나 현대자동차그룹처럼 오너의 신변과 지배 구조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으면 과감한 투자를 상상하기가 어렵다”며 “SK는 국내 대기업 중에서 투자 판단을 위한 의사 결정이 빨라 PEF 입장에서 ‘말이 통하는 회사’인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물론 SK도 SK텔레콤의 중간 지주사 전환 등 수조 원대 자금이 필요한 과제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당분간 M&A에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시장의 진단이다.

다만 내년부터는 SK의 독주에 제동을 걸 대기업들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비주력 자산 처분과 계열 분리를 마무리한 LG가 당장 IB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롯데 역시 롯데컬처웍스와 같은 적자 기업에 대해 매각이나 투자 유치 등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관련태그
#SK, # M&A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