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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즐기던 낮술 칵테일이 그립나요? “탭 칵테일”로 낮술 즐겨요

"왜 낮에는 술 마시면 안되나요?" 신청곡 받는 낮술카페

"바에서 칵테일 종류 별로 마셔본 사람 별로 없어…비싸서 아껴 마신다"

위메프 창립멤버X월드클래스 바텐더, 칵테일 탭 도입


꽤 괜찮은 바에서 파는 칵테일 한 잔의 가격은 2만원을 훌쩍 넘긴다. 칵테일이라는 것이 그렇다. 베이스인 고품질 위스키에 갖은 인그리디언트를 넣어 숙련된 바텐더가 열심히 쉐이킹하고 데코레이션을 얹어 내놓는 칵테일 한 잔에는 누군가의 로맨스가, 또 다른 이의 고독이 진하게 녹아 있다.

그래서일까. 카페 제이앤제이슨이 야심 차게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보급형 칵테일 서비스’는 네모난 삼각형처럼 앞뒤가 안 맞는 상품처럼 들린다. 이 서비스를 출시한 카페 제이앤제이슨의 창업가들 스스로가 이질적인 조합이다. 한 명은 1세대 IT 창립멤버, 나머지 둘은 세계 무대에서 알아주는 국가대표급 바텐더들이다. 칵테일의 가격대를 낮춰 한 잔의 칵테일이 선사하는 사랑의 밀어의 문턱도 낮췄다는 그들을 라이프점프가 만나봤다.

왼쪽부터 위메프 창립멤버이자 제이앤제이슨 대표 서광운, 국가 대표 바텐더 엄도환, 임재진 대표




-카페 제이앤제이슨에 대해 설명해달라.

“(서광운 대표) 이 공간은 부담 없는 가격으로 낮술을 즐기며 ‘췰-(chill)’ 하는 곳이다. 낮술하면 맥주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재미없지 않나. 칵테일은 다르다. 사람들이 칵테일을 잘 모르기 때문에 한 번 재미있게 팔아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최초로 ‘드래프트 칵테일’을 생각해냈다. ‘췰-’하고 캐쥬얼한데 칵테일 가격까지 합리적인, 카페 제이앤제이슨이라는 공간이다.”

도산공원에 위치한 카페 제이앤제이슨 내부 모습. (출처: 카페 제이앤제이슨 인스타그램)


-위메프 창립멤버 출신 ‘제이앤제이슨’ 서광운 대표와 월드클라스 바텐더 ‘르챔버’ 임재진, 엄도환 대표. 창업멤버 조합이 독특한데. 어떻게 함께하게 되었는가.

“(임재진 대표) 르챔버 2호점을 운영할 때 지인 소개로 서 대표가 오셨다. 바 창업과 관련해 조언을 구하셔서 ‘음악만 좋아해서 바를 하면 망한다’고 했다. 일년 뒤 SNS에서 제이앤제이슨이라는 곳이 요즘 최고의 핫플레이스라고 해서 찾아가봤는데 그곳의 대표였다. 그때 민망해서 사과했다. (하하) 이를 계기로 친해져서 ‘하이퍼’라는 강남 라운지바를 공동 창업했다.”

-‘칵테일 탭머신’은 처음 들어봤다. 가격도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엄도환 대표) 칵테일바 업계에서는 혁신이다. 기존 칵테일은 전문지식과 기술을 습득한 바텐더가 직접 제조하고 제공하는 체계였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다양한 사람들이 쉽게 칵테일을 접근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그때 누구나 자본만 있으면 팔 수 있는 치킨집이 생각났다. 전문적인 사람 없어도 기계를 이용하면 가능하겠다고 생각하니 ‘탭 머신’이 떠올랐다.

카페 제이앤제이슨의 칵테일은 7,000~8,000원이다. 압구정에서 이 가격은 정말 말도 안되는 가격이다. 일반적으로 청담동 기준 2만 원 중후반, 한남동 2만 원 초반인데 파격적인 거다. 포인트는 대중에게 가격적으로 다가갈 수 있으면서도 하이 퀄리티인 칵테일을 선보이는 것이다.

(임재진 대표) 물론 홍대 같은 곳에 가면 젊은 층들을 타겟으로 한 싼 칵테일 바도 많다. 입장료 3만원으로 무제한 칵테일을 제공한다. 하지만 사용하는 재료나 맛의 퀄리티가 낮다. 우리는 제이앤제이슨에서 그동안 쌓아왔던 우리의 노하우를 이용해 칵테일을 만든다.”

-비용 절감의 가장 큰 요인은.

“(임재진 대표) 제일 큰 건 인건비다. 재료나 술도 요인이 되기는 하지만 직원을 고용하는 비용이 가장 크다. 우리는 바텐더를 따로 고용하지 않고도 탭만 있으면 된다. 요즘 같은 시대에 사업하기에는 최적이다. 인건비는 매해 올라가고 4대 보험도 내야 하는데 탭 칵테일 시스템은 혼자서 운영하는 규모로 사업이 가능한 혁신적인 시스템인 거다.

주변에도 취미로 바를 오픈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의 가장 큰 고민은 바텐더의 역량과 애티튜드(태도)를 모른 채 고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래 장사가 안되는 것보다 사람 때문에 힘든 것이 더욱 괴롭지 않은가. 후에 그만두기라도 한다면 괴로워진다. 하지만 이 시스템을 도입한다면 탭을 이용해 칵테일을 제공하고 사장님은 위스키를 따르면서 바를 운영할 수 있다.

(서광운 대표) 칵테일을 종류 별로 마셔본 사람은 거의 없다. 다들 아껴 마신다. 새로운 시도를 할 때마다 돈이 드니 모히또, 롱아일랜드 아이스티처럼 기존에 알고 있던 메뉴만 마신다. 이곳에서는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에 모두 시도해볼 수 있다.”

-그렇다면 ‘탭 칵테일’의 어려운 점은 없는가.

“(서광운 대표) 경험해보니까 이것이 진짜 칵테일 같다. 기존 칵테일은 바텐더의 퍼포먼스, 제스처, 액션 등이 맛을 증폭시킨다. 하지만 탭 칵테일에서는 이를 배제하다 보니 맛으로만 승부해야 한다. 그래서 정말 어렵다.

(임재진 대표) 솔직하게 바에서 손님이 우리가 직접 만든 칵테일을 맛보고 ‘맛없다’는 피드백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만큼 손님에게 맞춤형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텐더가 없는 상태에서 칵테일을 맛보고 ‘별로에요’ 라고 하는 경우들이 생겼다. 그래서 계속 개발하고 퀄리티 확인을 한다. 원활한 한 잔의 칵테일이 나오게 만들기 위해서는 농도 등 과학적 원리가 적용돼야 한다. 재료 사용에도 한계가 있다. 르챔버에서 식용가능한 재료라면 어떤 것이든 가능했다면 탭 칵테일에서는 쓸 수 있는 재료의 한계가 있다.”

국내 최초 탭 칵테일 시스템. (출처: 카페 제이앤제이슨 홈페이지)




-현재 제공되는 탭 칵테일의 종류가 궁금하다.

“(서광운 대표) 현재 12종을 선보이고 있다. 처음 10가지를 출시했는데 오픈 3주 만에 5개가 사라졌다. 고객 피드백을 체크하고 방향성을 잡아가는 단계다. 추후에는 21가지로 늘릴 예정이다.

(엄도환 대표) 르챔버는 시그니처 메뉴를 위주로 제공한다. 처음에는 카페 제이앤제이슨에서도 시그니처를 만들까 했지만 국내에서는 처음 도입된 시스템이기 때문에 아직 모험인 것 같다. 반은 모두가 알 만한 대중적인 칵테일로, 반은 클래식 칵테일을 트위스트한 변형 칵테일로 제공하고 있다.”

-국내 최초 ‘월드 베스트 바 50’에 오른 바텐더이자 대표인 임재진, 엄도환이 생각하는 우리나라의 칵테일 문화 수준은 어디에 있는가.

“(임재진 대표) 한국의 칵테일 문화는 아시아에서도 낮은 순위에 속한다. 세금 문제도 있고, 다룰 수 있는 술도 약하고, 해외에서 인정받는 재료도 구하기 어렵고, 규제가 많다. 또 랭킹을 투표할 때 한국은 영어권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영향을 받는다. 바에서도 이제야 손님들이 메뉴판 외의 생소한 칵테일들을 주문하기 시작했다.”

-안타깝다. 카페 제이앤제이슨이 흥해서 우리나라도 칵테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 좋겠다. 그렇다면 코로나 시국에 규제가 많은데 오픈이 부담이 되지는 않았나.

“(서광운 대표)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장난이고. (하하) 오히려 코로나 시기에 임대료 부담이 적어졌다. 월세나 보증금이 많이 저렴해졌다. 1층 권리금 같은 경우도 많이 아낄 수 있었다. 덕분에 초기 투자비용이 적게 들었다.”

-제이앤제이슨의 컨셉은 왓칭 뮤직라운지이다. 그렇다면 카페 제이앤제이슨의 컨셉은 무엇인가.

“(서광운 대표) ‘리퀘스트 앤 탭’ (Request & Tab)이다. 신청곡을 받아서 좋은 음악을 틀어주는 게 기존 제이앤제이슨의 경쟁력이었다면 카페 제이앤제이슨은 신청곡과 더불어 혁신적인 탭 칵테일을 함께 제공한다. 또 ‘낮술이 가능한’ 장소로 포지셔닝 하고 있는데 기존 사업모델 중에서 낮술’하면 떠오르는 브랜드가 시장에 없기 때문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엄도환 대표) 대부분 바는 늦은 저녁에 오픈한다. 하지만 왜 그래야만 하는가. 낮에도 술, 칵테일 마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길을 새로 열고자 한다. 술 좋아하는 사람들이 부담없이 낮술하러 모이는 장소가 됐으면 좋겠다.”

-뜬금없는 질문일 수도 있는데. 두 바텐더가 가장 좋아하는 술은.

“(엄도환, 임재진 대표 동시) 솔직하게 술을 즐기는 편은 아니다. 체질적으로 맞지도 않고, 항상 술을 접하며 술에 대한 고민을 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모든 바텐더들이 우리처럼 술을 안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바텐더 생활하며 한창 배울 때 친구나 선후배들은 일 끝나면 소주 먹으러 갔다. 그 시간에 나는 가게에 남아서 연습하고, 공부하고.”

칵테일을 보관하는 창고. 임재진 대표가 탭 칵테일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먹어본 술 중 가장 비싼 술은 무엇인가.

“(임재진 대표) 야마자키 50년 산을 먹어봤다. 700ml에 3억 정도이다.”

-카페 제이앤제이슨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서광운 대표) 궁극적으로 ‘낮술 문화’와 ‘칵테일’의 대중화를 꾀한다. 프랜차이즈나 직영점을 만들어 이 시스템을 더 많은 곳에 상용화하고 싶다. 백화점 입점도 좋고 호텔도 생각하고 있다. 최근 호텔들이 어려워서 바를 축소하는 추세이다. 이때 탭 칵테일 시스템이 도입되면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칵테일 탭을 제고하는 게 과정의 혁신과 생산공정의 혁신이지 저렴한 재료 때문은 아니다. 두 바텐더가 음료를 책임지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퀄리티가 보장된 칵테일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우지희 에디터 jiheewoo@lifejum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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