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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내년 국내 IPO 공모 15兆"... 11년 만에 역대 최고치 갈아치운다

크래프톤·카카오 계열사 등 대어 잇따라 상장 추진

LG에너지솔루션 IPO 대열 합류도 관건

2010년 10조 공모 넘어설지 관심

일각 선 "내년 공모 규모 15조" 관측도





시장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에 힘입어 내년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도 달아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035720)뱅크·크래프톤 등 기업 가치가 수십조 원에 이르는 랜드마크 딜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내년 공모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내년 IPO 공모 규모가 15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지난 2010년 역대 최대였던 10조 908억 원을 훌쩍 넘어선 공모 금액이다.

내년 IPO 시장의 ‘대어’로는 크래프톤과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등이 꼽힌다. 이 기업들은 최근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상장 일정을 서두르고 있다. 몸값도 기본이 10조 원 이상이다. SK증권은 크래프톤의 기업 가치로 20조~30조 원을 예상했으며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도 각각 최대 40조 원과 10조 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청약증거금 기록을 세우며 화려하게 증시에 입성한 SK바이오팜(공모가 기준 기업 가치 약 3조 8,000억 원), 카카오게임즈(약 1조 7,000억 원)는 물론 빅히트(약 4조 6,000억 원)보다도 높은 몸값이다.

여기에 LG화학에서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이 내년 상장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 몸값이 최대 50조 원에 달해 체급이 다른 최대어로 평가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까지 IPO에 가세할 경우 IPO 기업들의 예상 시가총액과 공모 규모가 각각 78조 원, 15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의 주목도는 높지 않지만 이미 조(兆) 단위 몸값을 예고한 소리 없는 강자들도 상장을 기다리고 있다. 내년 1월 수요예측을 앞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최대 1조 9,000억 원으로 카카오게임즈보다도 높다. 기업 가치가 3조 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SK바이오사이언스도 거래소에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하고 내년 상반기 공모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과거 1년에 한 번 보기도 어려웠던 ‘기업 가치 10조 원’ 회사들이 줄줄이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그만큼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저금리 속에 각종 부동산 규제로 갈 곳을 잃은 유동자금이 공모주 시장에까지 흘러들어왔다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 증권 지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공모주 투자자들에 높은 수익률을 안겨주고 있어 이 같은 추세는 한동안 어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업들의 실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에도 예전 수준으로 돌아오지 못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내년 대어로 꼽히는 크래프톤과 카카오뱅크 등은 게임 및 비대면 금융회사로 코로나19에도 실적을 낼 수 있지만 전통 제조 기업들은 코로나19 후유증을 길게 앓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주가에 민감한 일반 투자자에 배정되는 공모주 물량이 내년부터 기존 20%에서 25~30%로 확대되는 점도 새로운 변수다.
/김민석기자 se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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