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액이 20조 원을 넘으면서 지급 보험금이 1조 200억여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농작물 재해보험금 9,090억 원에 비해 1,000억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제도 도입 이후 보험금이 1조 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농작물 재해보험은 자연재해로 인한 농가의 경영 불안을 해소하고 농업인의 소득 및 경영 안정을 위해 지난 2001년 농어업재해보험법에 따라 처음 시행돼 올해 20년을 맞았다. 농식품부는 올 초 냉해에 이어 여름철 대형 태풍이 빈번하게 엄습하고 최장기 장마 속에 집중호우가 이어지자 농민들의 재해보험 가입이 늘면서 보험금 지급도 급증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재해보험 가입 농가 수는 지난해 34만 1,200여 가구에서 올해 44만 1,000여 가구로 10만 가구가량 증가해 재해보험 가입률도 전년(38.9%) 대비 6%포인트 이상 늘어난 45.1%를 기록했다. 재해보험 가입액도 지난해 15조 7,000억 원에서 20조 원으로 급증했다.
농민들의 재해보험 가입과 보험금 지급이 늘면서 재정 지출도 크게 확대됐다. 농작물 재해보험의 보험료는 정부가 50%, 지방자치단체가 35%를 각각 지원해 농민은 보험료의 15%만 부담하면 된다. 농협손해보험이 재해보험의 가입 및 보험금 지급 등을 맡고 있는데 운영비도 정부가 100% 지원하고 있다.
올해 재해보험 가입률은 67개 품목 중 사과(90.3%)와 배(73.5%)가 가장 높았고 벼 역시 54.2%로 높게 집계됐다. 재해보험은 매년 1~3월 사과·배·감 등의 가입을 받고 고추·감자 등 밭작물은 4~6월, 벼는 5~6월, 콩은 6~7월에 각각 농협에서 가입할 수 있다.
농식품부는 재해보험이 농가의 경영 안정 수단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적정 수준의 위험 관리와 체계적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최근 재해보험 가입이 늘고 있지만 보험 가입자의 50%나 보험금을 받고, 일부 지역의 보험요율이 30% 이상으로 책정되는 등 제도의 지속 가능성 저해요인을 전반적으로 검토해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손철기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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