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과학기술을 인문·사회학적으로 탐구하는 ‘과학학과’를 신설한다.
‘서울대 자연대 대학원 과학학과 설립안’이 본부 학사위원회를 통과한 뒤 지난 17일 평의원회 본회의에서 의결됐다고 서울대 평의원회가 19일 밝혔다.
과학학은 현대사회에서 과학기술의 비중이 커짐에 따라 이를 역사학·철학·사회학·정책학적 시각과 방법론으로 탐구하는 학문이다. 서구권 대학에서는 이미 1990년대 중반부터 중요 학문으로 여겨져 왔다. 국내에서는 전북대 과학학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등에서 과학학을 다루고 있다.
서울대는 1983년부터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과사철 협동과정)을 운영했다. 서울대 과사철 협동과정은 약 37년 간 석사 170명·박사 49명을 배출했고 이들이 각계에 진출했다. 이번 의결을 계기로 서울대는 과학학과를 2022년에 대학원 정식 학과로 승격해 과학학(Science Studies) 혹은 과학기술학(Science and Technology Studies)을 체계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다.
과학학과가 정식 설립되면 인문대 교수 2명이 자연대로 소속을 옮기는 등 문·이과 융합 학문 체계가 구축될 전망이다. 과사철 협동과정을 지도하는 임종태 서울대 화학부 교수는 “1960년대 이후 발생한 환경·에너지 문제, 정보화 사회 도래 등을 살펴볼 때 과학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한층 커졌다”며 “최근에는 이공계뿐 아니라 인문·사회학자들의 과학기술 연구도 느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준호 서울대 자연대학장은 “21세기에는 과학적 사고도 중요하지만 과학의 철학·정책도 전문성을 띠어야 한다는 수요가 있다”며 “과학학과가 더 전문성 있는 인재 양성에 조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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