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과대가 30년 넘게 보유하고 있던 포스코케미칼(003670) 지분 일부를 팔아 50배가 넘는 차익을 거뒀다. 지난해 하반기에 거둔 차익이 한 해 등록금 수익의 두 배가 넘는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포항공대는 지난해 7월부터 8월까지 16차례에 걸쳐 장내에서 포스코케미칼 주식 46만 3,000주를 팔았다. 매도 단가는 7만 5,000원에서 9만 8,000원 사이다.
포항공대의 포스코케미칼 취득원가는 주당 1,546원. 처음 샀을 때보다 무려 50~60배가 뛴 금액이다. 이렇게 거둔 시세 차익은 371억 원에 달한다. 또 포항공대는 지난해 12월 포스코케미칼의 신주인수권증서 49만 931주의 77%를 팔아 106억 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총 차익 규모는 지난 2019년 포항공대 등록금 수입(226억 원)의 두 배를 웃돈다.
포스코케미칼은 1986년 포항공대의 전액 출자 법인이었을 정도로 양 기관은 두터운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후 수차례의 유상증자로 포항공대는 포스코케미칼 보유 지분을 축소했고 2002년 포스코에 보유 지분 35%를 넘기고 5% 주주가 됐다.
포항공대는 포스코케미칼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월 3만 원대에 불과했던 주가는 1년도 되지 않아 4배 이상 치솟았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하이니켈 양극재 양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소식이 주가를 밀어 올렸다. 남은 포스코케미칼 지분(3.11%)의 공정가액 역시 약 2,500억 원으로 1년 남짓 만에 2배 가까이 훌쩍 뛰었다. 이밖에 포항공대는 포스코·포스코ICT 등 포스코 계열사뿐 아니라 제넥신·에이케이켐텍·롯데리테일사모부동산3호와 같은 다양한 투자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2019년 말 기준 이들의 총 공정가액은 약 8,700억 원에 달한다. /김기정기자 about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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