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자영업자 폐업과 휴직자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명품 시장은 활황인 게 단적인 예다.
3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2.7%로 지난해 1분기 대비 1%포인트 올랐다. 소규모 상가 공실률도 5.6%에서 7.1%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이태원(26.7%), 외국인 관광객으로 버티던 명동(22.3%)은 10곳 중 3곳꼴로 점포가 비어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코로나 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매출 하락으로 자영업자 감소와 폐업이 증가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자영업자가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다니던 직장의 경영난으로 인한 휴직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통계청과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월 평균 전국 자영업자는 533만1,000명으로 2019년 대비 1.3% 감소했다. 취직한 기업의 사업 부진으로 휴직한 일시휴직자는 37만1,000명이다. 이들을 포함해 병, 사고, 휴가 등으로 휴직한 경우까지 합친 전체 일시휴직자는 83만7,000명이다. 이는 1980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다. 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 파산은 1,069건으로 최근 5년동안 가장 많았다. 개인파산도 5만379명으로 2016년 이래 다시 5만명 선을 넘었다.
하지만 명품 소비시장은 활황세다. 업계에 따르면 구찌, 발렌시아 등 6,000여개 브랜드를 취급하는 온라인 명품 플랫폼업체인 발란은 지난해 평균 월 매출액이 50억원, 월 방문자 수는 200만명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2019년과 비교하면 200% 성장"이라고 설명했다. 명품을 취급하는 플랫폼업체인 한스타일닷컴도 지난해 4분기 거래액이 210억 원으로 상반기 대비 4배 이상 뛰었다.
이런 양극화 현상은 올해 더 심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임채운 서강대 교수는 "산업 측면에서는 비대면서비스업, 바이오, 전기차 등 미래지향적인 산업은 엄청난 호황을 누리고 기존의 대면서비스업, 전통산업은 극심한 불황을 겪는 K자형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며 "개인 간에도 자산과 직업에 따라 빈부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양종곤 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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