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개미투자자들이 거대 금융기관에 ‘본때’를 보여주기 위해 집중 매수했던 주식과 상품 가격이 일제히 급락했다. 게시판 사이트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에서 뭉친 미 개미투자자들의 반란이 힘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게임스톱 종가는 전날 대비 60% 하락한 90.00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30.8% 급락한 데 이어 이번주 들어 연이틀 큰 폭으로 추락했다.
게임스톱 주가는 지난주 400% 이상, 1월 전체로는 1,600% 상승했지만 2월 들어 두 거래일 만에 그간 상승분의 상당 부분을 반납했다. 1월27일의 고점 347.51달러 대비로는 74% 넘게 하락했다.
특히 이날은 개미들이 주로 이용하는 무료 증권거래 앱 로빈후드가 게임스톱 주식에 대한 매수한도를 4주에서 100주로 올려 거래제한을 완화했다. 그럼에도 주가가 급락한 것을 볼 때 개미들의 매수 의지가 상당히 위축된 것으로 판단된다.
개미들이 공매도 세력을 혼내주겠다며 추가로 선택한 은 역시 가격이 급락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3월물 은 선물은 전날 9% 급등해 8년 만의 최고치를 찍은 지 하루 만에 10.3% 급락했다.
금융정보 분석업체 S3파트너스는 지난주 개미들이 게임스톱에서 벌인 집단적 매수로 공매도 세력은 200억 달러의 손실을 봤으나 이번 주에는 손실 규모가 134억 달러로 낮아졌다고 추산했다.
반대로 개미들이 손해 볼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레딧 발 투자 과열 현상이 잦아들 경우 고점에서 매수한 개미들이 혼쭐날 차례가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맹준호 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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