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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풀어 버티던 노인 일자리마저 '마이너스'…全연령 취업 줄었다

[외환위기 이후 최악 고용쇼크-한계 직면한 일자리 대책]

60세이상 공공근로 등 끝나자

11년 만에 1.5만명 일자리 잃어

30대 취업자 27.3만명 줄고

만성 취포자도 349만명 달해

재정 늘린다지만 회복 불투명


지난달 취업자 수가 약 100만 명 줄어든 것은 그동안 고용시장을 지탱했던 재정 버팀목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재정이 투입됐던 노인 일자리 사업 등이 지난해 말 종료되며 고용은 직격탄을 맞았다. 60세 이상 취업자마저 감소세로 돌아서 전 연령층에서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 모든 연령층에서 취업자 수가 동시에 줄어든 것은 지난 1998년 12월 이후 약 22년 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고용 한파가 장기화하면서 만성적 취업 포기자인 ‘쉬었음’ 인구와 구직단념자도 처음으로 300만 명을 넘어섰다.





◇노인 일자리 사업 종료되자 전 연령 취업자수 감소

10일 통계청의 ‘1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1월 취업자 수는 2,581만 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98만 2,000명 감소했다. 60세 이상을 포함한 전 연령층에서 취업자 수가 줄어든 것이 특징이다. 30대 취업자 수가 27만 3,000명으로 가장 많이 줄었고 20대 25만 5,000명, 40대 21만 명, 50대 17만 명, 60세 이상 1만 5,000명 순이었다.

60세 이상 취업자 수가 줄어든 것은 2010년 2월 4만 명 감소 이후 약 11년 만이다. 그동안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꾸준히 증가해왔다. 그러나 이들의 고용을 떠받쳤던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이 연말 종료되면서 양상이 바뀌었다. 실업자 수 역시 전 연령대에서 증가해 157만 명에 달했다.

지난달 8일부터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이어지면서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 감소 폭이 확대됐다. 전년 대비 숙박·음식업의 취업자 수는 36만 7,000명, 도소매업 취업자 수는 21만 8,000명 줄었다. 전체 서비스업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89만 8,000명 감소했다. 폭설·한파 등의 영향으로 건설업 취업자 수도 2만 명 줄면서 5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됐다.



◇만성적 ‘취업포기자’, 사상 첫 300만명 돌파

비경제활동인구는 1,758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86만 7,000명 증가했다. 그중 ‘쉬었음’ 인구는 271만 5,000명에 달해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쉬었음 인구는 일할 능력이 있지만 취업준비·육아 등 특별한 이유 없이 그냥 쉰 사람을 뜻한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구직단념자도 전년 동월 대비 23만 5,000명 늘어난 77만 5,000명으로 집계됐다. 2014년 관련 통계 개편 이후 최고치다.



만성적인 ‘취업 포기자’로 분류되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쉬었음 인구와 구직단념자를 합친 인구는 지난해 1월 287만 8,000명에서 349만 명으로 1년 새 61만 2,000명이 늘었다. 이 수치가 300만 명을 돌파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하지만 이들은 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되지 않아 통계상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정동명 사회통계국장은 “지난해 말 노인 일자리 사업이 종료되면서 비경제활동인구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60세 이상에서 쉬었음 인구 증가 폭이 확대됐다”며 “20~30대에서는 고용 상황이 좋지 않을 때 바로 실업자가 되기보다는 쉬었음 인구로 많이 빠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9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정 일자리 늘린다지만 민간 일자리 창출은 미지수

이에 대응해 정부는 1분기 중 ‘90만+α’개의 직접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지만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면서 양질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크루트가 상장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신규 채용을 확정했다’고 답한 대기업은 지난해 71.7%에서 올해 56.2%로 줄었다.

특히 청년층(15~29세)은 민간 일자리 감소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청년층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31만 4,000명 줄었고 고용률은 2.9%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청년 실업률은 1.8%, 확장실업률(체감실업률)은 5.8%포인트 상승했다. 청년층의 쉬었음 인구가 49만 5,000명으로 전년 대비 11만 2,000명 늘어난 것도 이러한 상황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풀이된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정부가 지원하는 재정 일자리는 8~9개월짜리 단기이기 때문에 실제 고용 상황 개선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를 어떻게 창출할지 고민해서 해결해야지 돈을 투입한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세종=박효정 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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