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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과잉·고분양가인데…오피스텔 열기 거품?

분양가 통제 안받아 고분양가 속출에도

청약하면 수백 대 1 훌쩍…아파트보다 비싼 곳도

과잉 열기에 '거품' 우려도…"섣부른 투자 조심해야"

서울 광화문 인근 오피스텔 밀집지역. /연합뉴스




전국 절반이 부동산 규제 지역으로 묶이면서 투자 자금이 오피스텔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공급은 과잉 수준이고 가격 또한 아파트를 넘어설 정도로 비싼데도 청약만 진행하면 경쟁률이 수백 대 1을 훌쩍 넘길 정도로 뜨거운 열기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언제 ‘거품’이 꺼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서울 중구 황학동 일대에서 공급한 주거용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청계 센트럴’은 지난 3~4일 진행한 청약 접수에서 최고 180대 1 등 평균 12대 1의 경쟁률로 전 타입 마감에 성공했다. 총 522실 모집에 6,640명이 몰렸다.

이 단지는 전용면적 34㎡~51㎡의 1.5룸~2룸으로 구성됐다. 소형 면적임에도 불구하고 분양가가 최고 6억6,800만원에 책정돼 ‘고분양가’ 우려가 나오기도 했지만 흥행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아파트보다 비싼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로또 청약’으로 신청자가 몰린 단지도 있었다. 지난 20~21일 청약을 받은 판교밸리자이 오피스텔에는 282실 모집에 무려 6만5,503명이 신청해 평균 23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계약과 동시에 전매가 가능한 3단지는 무려 834대 1까지 경쟁률이 치솟았다. 62실 모집에 무려 5만1,709명이 몰렸다. 이 단지 오피스텔(전용 84㎡)은 분양가가 9억3,500만~10억7,300만원으로 아파트 분양가(전용 84㎡ 7억7,000만~8억5,600만원)보다 2억원 가량 더 비쌌는데도 신청자가 더 몰렸다. 특히 오피스텔 3단지의 경우 100실 미만(62실)이어서 전매제한이 없어 당첨만 되면 바로 프리미엄을 받고 되팔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수요가 크게 몰렸다.

이곳 외에도 아파트 대체가 가능한 중형 오피스텔의 몸값은 훌쩍 높아지고 있다. 서울 도봉구에서 지난해 12월 공급된 ‘힐스테이트 도봉역 웰가’ 오피스텔은 전용 84㎡ 분양가가 최고 9억7,000여만원에 책정되며 고분양가 논란을 빚었지만 평균 9.6대 1의 경쟁률로 마감했다. 수도권 외에도 대전 ‘힐스테이트 도안 2차’가 67대 1, 대구 ‘중앙로역 푸르지오 더 센트럴’이 75.2대 1의 평균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높은 인기를 보였다.

오피스텔의 인기가 치솟은 것은 정부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오피스텔을 통한 규제 회피 시도가 늘었고, 여기에 극심해진 전세난 여파로 주거 수요까지 몰리는 상황이다. 오피스텔은 분양가상한제 및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관리가 적용되지 않아 정부의 분양가 통제를 피해 비교적 비싼 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다.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청약통장이 필요 없는데다 오피스텔의 경우 분양권은 주택 수 합산에서도 배제된다. 100실 미만 오피스텔의 경우 전매제한 규제조차 받지 않아 ‘초기 프리미엄’(초피)을 노린 단기 투자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아파트와 오피스텔의 ‘중간 지대’에 위치한 도시형생활주택도 덩달아 몸값이 뛰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공급을 앞둔 소형(전용 49㎡ 이하) 단지인 ‘더샵반포리버파크’는 3.3㎡ 당 분양가가 7,990만원으로 책정됐다. 최근 분양가가 결정된 래미안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 재건축)의 분양가(3.3㎡ 당 5,668만원)보다 2,000만원 이상 비싼 초고가 분양가임에도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이 단지는 300가구 미만, 전용 85㎡ 미만으로 구성된 ‘도시형생활주택’인 탓에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 지난해 강남구 ‘오데뜨오드 도곡’, ‘펜트힐 캐스케이드’ 등도 7,000만원 안팎의 분양가로 공급되며 고분양가 논란을 빚었지만 투자 수요가 몰리며 인기를 끌었다.

전문가들은 현재 오피스텔 등에 집중된 투자수요가 적정 수준을 넘어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을 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단기간 수요가 집중되면서 ‘거품’ 조짐이 보이는데다 각종 규제에 묶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청약 통장이 필요 없고 주택 수 합산에도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 등 장점이 많아 오피스텔 시장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면서도 “분양가가 너무 오른 데다 변동성이 크고, 오피스텔 공급량이 여전히 많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섣불리 투자했다가 유연하게 빠져 나오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진동영 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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