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공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발이 묶이면서 ‘온라인 콘서트’가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돈을 내면서까지 보겠다는 의향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설문조사 결과 아무리 좋아하는 가수라도 온라인 콘서트에 2만원 이상 관람료를 내고 보겠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3분의1 수준이었고, 관심만 두는 가수에겐 10명 중 1명 정도만 2만원 이상 지불할 의사를 비쳤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LIAK)는 온라인 공연에 대한 선호도 조사를 벌인 결과 좋아하는 가수가 온라인 콘서트에 출연했을 때 2만원 이상 결제할 의향을 밝힌 응답자는 전체의 32.6%였다고 16일 밝혔다. 금액별로는 1만원 미만이 28.9%로 가장 많았으며 1~2만원이 24.5%로 뒤를 이었다. 무료만 가능하다는 응답도 14.0%로 2~3만원과 동일한 비중을 보였다. 3~4만원, 4만원 이상은 각각 9.7%, 8.9%에 그쳤다.
단순히 관심 있는 수준인 가수의 온라인 공연에는 결제의 문턱이 더 높았다. 무료로만 공연을 보겠다는 응답이 46.6%로 절반에 육박했다. 1만원 미만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26.9%로 뒤를 이었고 1~2만원(16.0%), 2~3만원(6.5%), 3~4만원(2.5%), 4만원 이상(1.5%) 순이었다.
협회는 “결과를 살펴보면 2만원 이상 결제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는 좋아하는 가수가 출연할 경우가 32.6%, 관심 있는 가수가 출연할 경우가 10.5%”라며 “아직 대중들의 결제 의향은 매우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온라인공연을 안 본 응답자 중 유료공연의 경우 그 이유로 ‘가격이 비싸서’를 꼽은 비중이 30.9%를 차지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최근 3년간 유료로 오프라인 공연을 본 전국 만 16~4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온라인 공연의 만족도에 대해서는 매우 만족과 대체로 만족을 선택한 응답자를 합하면 유·무료 각각 60.7%, 56.3%를 나타냈다. 반면 오프라인 콘서트와 비교하면 상황이 달라져, 만족도는 보통(41.4%)과 불만족(33.2%) 비율이 높았다.
온라인 공연의 관람 시간은 무료공연은 1시간 미만이 69.1%로 가장 많았고 유료공연은 끝까지 본다는 응답이 50.4%로 1위를 차지하며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끝까지 안 본 이유로는 무료 공연의 경우 집중해서 보기 힘들어서(40.2%)가, 유료 공연은 보고 싶은 가수의 공연이 끝나서(30.9%)가 가장 많았다.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온라인 콘서트를 관람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 비율은 무료 86.5%, 유료 57.2%로 과반을 웃돌았다. 향후 관람하고 싶은 온라인 콘서트의 형식으로는 일반적인 공연 형식이 40.0%로 가장 많았고 채팅 등 소통 가능한 콘서트 형식(28.2%), VR·특수효과 형식(14.6%)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종식 후 오프라인 공연 수요를 예상하는 질문엔 과반인 53.3%가 ‘증가’를, 37.3%는 현 수준을 전망해 공연에 대한 갈증도 큰 것으로 집계됐다.
협회 관계자는 이번 조사의 취지에 대해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온라인 공연이 필수까지는 아니지만 준비는 해야 하는 시스템이 됐다”며 “하지만 아직 조사된 자료 없이 추측으로만 시도하고 있어서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 중소 레이블에 시행착오는 곧 폐업으로 직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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