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6일 여·야의 십자포화를 맞았다.
여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한 4차 긴급재난금 등 여권의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에 홍 부총리가 재정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과 관련해 공세를 퍼부었다.
정일영 의원은 “재난지원금이 이슈가 되고, 지난번에 당 대표가 말했는데 부총리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반박했다”며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낙연 대표는 지난 2일 국회 연설에서 “맞춤형 지원과 전 국민 지원을 함께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홍 부총리는 “보편지원과 선별지원을 한꺼번에 하겠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입장을 내놨다.
김두관 의원도 “손실보상제에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듣고 싶다”며 “처음에 수용 곤란이라고 입장을 밝혔다가 논란이 되니 입장을 바꾼 것 같은데 혼란스럽다”고 따져 물었다.
이에 홍 부총리는 “손실보상을 법으로 제도화해야 하겠다는 것에 정부도 동의한다”면서도 “손실보상이라는 표현이 맞는가도 정부 내부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홍 부총리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기도 했다.
홍 부총리는 ‘맞춤형 재난지원금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한 이후 전 국민 지원을 포함한 추경을 재차 편성할 것이냐’라는 취지의 추경호 의원의 물음에 “그러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자 김태흠 의원은 “국민이 궁금해서 물어보는 것”이라며 “답변 태도가 뭔가. 여당한테 여기서도 저기서도 터지고 와서 분풀이하는 것이냐”고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에 홍 부총리는 “그렇게 말씀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김 의원이 재차 “훈계하는 거냐”고 대립했다.
김 의원은 이어 “부총리는 처음에 소신을 밝히다가 항시 용두사미처럼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홍 부총리는 “국민들이 보고 있다”며 “지금 저보고 ‘허무맹랑한 답변’이라고 하시는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두 사람의 설전에 서병수 의원은 “반감을 갖고 짜증 난다는 듯이, 귀찮다는 듯이 답변을 해서야 되겠느냐”며 유감을 표했다. 이에 다시 홍 부총리는 “짜증 내면서 말한 것처럼 받아들였다면 잘못 전달된 것 같다. 사과할 일은 없다”고 맞받아쳤다.
/강지수 인턴기자 jisuk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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