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대중음악 콘서트의 티켓 판매가 전년 대비 84% 이상 급감하며 공연들 가운데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프라인에서 대면 공연을 열기 어려워지면서, 온라인 콘서트로 돌아선 일부 아이돌 그룹을 제외하면 사실상 콘서트 개최가 막혔기 때문이다. 코로나 장기화로 이러한 흐름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대 공연예매 서비스인 인터파크(035080)는 24일 지난 한 해 콘서트·뮤지컬·클래식·오페라·무용 등의 공연 티켓 판매량이 1,303억5,600만 원 어치로 전년 대비 75.3%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반적인 공연 편수도 급감해 전년대비 67.6% 줄어든 4,310편에 그쳤다.
이 중 K팝을 비롯한 대중음악의 타격이 가장 컸다. 대중음악 콘서트의 티켓 판매액은 지난해 389억1,600만원으로 전년대비 무려 2,085억원, 84.2% 감소했다. 공연 전체 판매액에서 콘서트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47%에서 2020년 30%로 줄었다.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가 진행된 콘서트는 전년비 82.1% 줄어든 532편 뿐이었다.
이는 뮤지컬·오페라·클래식 등 공연이 코로나19 사태에도 관객석을 한두 칸 띄우는 방식으로 어떻게든 열렸던 반면 대중음악 콘서트는 사실상 개최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정부나 지자체 등에서 대중음악 공연을 집합금지 대상으로 분류하면서 공연장 대관도 어려웠고, 그 여파로 브이홀, 무브홀, 에반스라운지 등 크고 작은 공연장들이 문을 닫았다. 현재의 방역 단계와 집객 기준에서는 공연을 기획해봐야 적자만 불어날 뿐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적 지적이다.
오프라인 현장 공연이 불가능해진 자리를 메운 건 온라인 콘서트였다. 인터파크는 작년에 총 58건의 온라인 공연의 판매가 이뤄졌으며 판매액은 약 66억6,000만원으로 전체 공연 중 5.1%의 점유율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장르 별로는 대중음악 콘서트가 36편으로 가장 많았으며 뮤지컬 12편, 클래식 8편, 연극 2편이었다. 대중적 인기가 높은 아이즈원, (여자)아이들, 김준수(XIA)의 온라인 공연은 전체 콘서트 판매 순위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또한 아이돌 가수들의 대규모 공연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전면 중단된 자리는 ‘미스터트롯’ 관련 공연들이 채웠다. ‘내일은 미스터트롯 대국민 감사 콘서트’ 서울 공연이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판매량 상위 10개 공연 중 6개가 미스터트롯 TOP6 전국투어 콘서트였다.
코로나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올해라고 상황이 달라질 리 없다. 앞으로 1~2개월 사이 열릴 예정인 대형 오프라인 공연은 ‘미스터트롯’, ‘싱어게인’, ‘미스트롯2’ 등 서바이벌 오디션 참가자들의 합동 콘서트 정도다. ‘트롯 전국체전’ 참가자들의 전국투어 콘서트도 다음 달 세부 일정을 공개한다. 그 외엔 다음 달 12~14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폴킴의 콘서트와 다음 달 6~7일 팬미팅 형식 콘서트를 여는 보이그룹 몬스타엑스 정도가 눈에 띈다. 이소라는 작년 말 열려다 연기한 공연을 3~4월에 진행하며 이문세, 이승환 등 콘서트 강자들도 비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콘서트를 열지만 모두 중소 규모다.
아이돌 가수들은 온라인 공연으로 자리를 옮긴 지 오래다. 이미 블랙핑크, 세븐틴이 지난달 온라인으로 콘서트를 진행했고 다음 달 13·14일엔 걸그룹 아이즈원이 작년에 이은 두 번째 온라인 콘서트를 연다.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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