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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성지에 새긴 'TW'…'황제를 위해'

우즈, 1994년 왼무릎 부상부터

수술대 위 오르기만 십여차례

숱한 위기·재활 반복 속에서도

'20대보다 빠른 스윙'으로 재기

교통사고 회복에 반년 이상 예상

우즈 "과거처럼 극복할 것" 의지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 옆에 장식된 샌드 아트 작품. /출처=로버트 오글레 3세 인스타그램




25일(한국 시간) ‘골프의 성지’로 유명한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골프장 올드 코스의 해변 모래에는 독특한 모양의 샌드 아트 작품이 새겨져 눈길을 끌었다. 작품을 들여다보면 ‘TW’ 로고가 뚜렷이 보인다. 24일 차량 전복 사고로 다리 수술을 받은 타이거 우즈(46·미국)의 쾌유를 바라며 기도를 요청하는 헌정 작품이다. 이 지역에 사는 로버트 오글레 3세라는 골프 캐디 겸 샌드 아트 작가가 완성한 것으로, 작품 사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전 세계 골프 팬들에게 전파되면서 간절한 응원 메시지가 쌓이고 있다. 오글레 3세는 “스포츠계에 우즈의 이름이 가지는 의미는 어마어마하다. 그의 경기에서 집중력과 결단·인내·자신감을 배웠으니 이 정도 정성은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2019년 4월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뒤 갤러리 환호 속에 포효하는 타이거 우즈. /로이터연합뉴스


팬들의 기도와 바람대로 우즈는 이번에도 부상을 딛고 다시 필드에 설 수 있을까. 미국 대중지 피플은 응급수술을 마치고 의식을 회복한 우즈가 주변에 재기 의지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피플에 인용된 한 소식통은 “우즈는 자신의 골프 인생이 이렇게 끝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는 골프를 계속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어떤 것이든 할 것”이라며 “과거에도 장애물을 극복했듯 이번에도 다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골프 황제의 역사는 곧 부상과 극복의 역사다. 지난 1994년 왼 무릎 수술을 시작으로 무릎과 허리·아킬레스건 부상을 달고 살면서 수술대에 오른 것만 열 차례 안팎이다. 수술과 재활을 반복할 때마다 ‘우즈는 끝났다’는 관측이 꼬리를 물었지만 우즈는 보란 듯 재기에 성공하며 전설을 써내려갔다. 2007년 왼 무릎 전방 십자 인대 파열에도 시즌 마지막 6개 대회에서 5승을 쓸어 담았고 2008년에는 왼 무릎 관절경 수술 뒤 US 오픈을 제패했다. 네 번째 허리 수술을 받은 이듬해인 2018년 투어 챔피언십 정상에 서며 포효한 우즈는 2019년 최고 메이저 마스터스까지 집어삼켰다.



지난달 말 다섯 번째 허리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던 우즈는 불의의 교통사고로 골프 인생 중 가장 큰 시련을 맞았다. 정강이 뼈와 종아리 뼈 여러 곳에 복합 골절상을 입었고 발목도 크게 다쳤다. 전문가들은 “회복 속도가 정말 빠르다 해도 6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프채를 잡고 경기력을 회복하기까지 시간은 예상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끔찍한 사고의 트라우마로 특유의 역동적인 스윙을 영영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팬들은 우즈가 그동안 보여준 초인적인 회복력을 떠올리며 기적을 기원하고 있다. 우즈는 네 번째 허리 수술을 받고 돌아온 2018년 3월 한 대회에서 20대 선수들보다 빠른 스윙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 회원인 데니스 월터스(72·미국)는 “의사의 예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간의 극복 의지다. 내가 본 우즈는 누구보다 정신이 강한 사람”이라며 “일단 재활이 가능한 단계에 이르면 그 다음부터는 강력한 무기인 정신력이 빛을 발할 것이다. 우즈는 돌아온다”고 말했다. 월터스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데뷔를 앞두고 카트 사고로 척추를 다쳐 하반신이 마비됐지만 이후 ‘휠체어 골퍼’로 많은 사람에게 용기를 주고 있다. 골프 피트니스 전문가인 랜디 마이어스는 “우즈의 곁에는 최고의 팀이 있다. 스윙을 재건할 모든 기술이 동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훗날 우즈가 병상에서 일어나 다시 걷기 시작한 순간, 클럽을 잡고 몸을 돌리는 순간, 코스에 돌아와 팬들에게 인사하는 날은 ‘극복’이 화두인 이 시대에 커다란 상징이 될 것이다.

한편 우즈의 사고를 조사 중인 미국 경찰은 우즈의 사고가 그야말로 전적인 사고라며 형사 기소 가능성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우즈의 사고는 내리막길 곡선 구간에서의 과속이 원인이 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사고가 난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의 란초 팔로스 베르데스 인근 도로는 올해 들어서만 13건의 사고가 발생한 곳이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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