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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고부터 현장까지 콜드체인 빈틈없죠"

['렉키로나' 유통 쥴릭파마 가보니]

99년 역사 다국적 의약품 유통사로

사고 보고 체계 등 각종 매뉴얼 마련

올해 배송 추적 시스템 운영 이어

이르면 내달 '이지트래커'도 도입

뷜프대표 "글로벌 백신유통도 자신"

쥴릭파마 한 직원이 8일 냉장 트럭에서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 '렉키로나'가 담긴 운송용기를 내리고 있다. /사진 제공=쥴릭파마




“이 약품은 냉장 의약품이니 바로 냉장보관 해야 합니다. 냉장 창고에 넣으시는 것까지 저희가 확인하고 가겠습니다.”

8일 서울의 한 병원에 국내 1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가 전달됐다. 쥴릭파마코리아의 경기도 화성 물류센터에서 출발한 냉장 박스가 1시간50여분의 여정 끝에 드디어 의료 현장에 도착하는 순간이다. 회사 측 운송 담당자들은 물론 현장 의료진들도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치료제·백신 유통의 핵심은 전 과정에서 콜드체인(저온유통·cold chain)을 얼마나 잘 유지하느냐에 달려있다. 단 몇 분만 방심해도 1~2도의 온도 변화에 ‘귀하신 몸’인 백신과 치료제가 변질돼 못 쓰게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쥴릭파마는 아시아 13개국에 지사를 둔 싱가포르 기반의 다국적 의약품 유통 회사다. 본사는 1922년 설립돼 10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한다. 지난 2월부터 셀트리온(068270)의 항체치료제 렉키로나를 국내에 유통하고 있다. 어완 뷜프(Erwan Vilfeu) 쥴릭파마코리아 대표는 “오랜 기간 의약품 유통 분야에서 사업을 해 온 만큼 전문성은 물론 나름의 노하우도 쌓였다"며 “렉키로나를 병원 냉장 창고에 입고하는 것까지 확인한 것도 요령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의료 현장 담당자가 의약품을 냉장 창고에 넣는 것을 깜빡 잊거나, 창고에 넣을 자리가 부족해 병원에서 오랜시간 의약품을 실온에 보관해 문제가 된 사례를 여러차례 보고 배웠다”고 전했다.



쥴릭파마는 예기치 못한 문제가 생겼을 때를 대비해 다양한 운송 매뉴얼을 마련했다. 담당자가 우왕좌왕 해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정립된 보고 체계, 의약품의 폐기 기준과 방법 등이 그것. 뷜프 대표는 “의약품을 떨어뜨려 용기가 깨지거나 배송 차량이 고장으로 멈춰서는 등 운송 중에는 항상 예상치 못한 일이 터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늘 최선을 다하지만 사람이 하는 일인 만큼 우리 회사에서도 2년에 한 번 정도는 사고가 발생하는데,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고 해결해 나가느냐에서 실력이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쥴릭파마는 이런 위기대처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 해 문제가 됐던 상온 노출 독감백신의 ‘해결사’ 역할을 하기도 했다. 당시 물의를 빚었던 업체 대신에 쥴릭파마가 새로 투입돼 유통을 맡아 350만 도즈의 백신을 병원에 공급했다. 문제는 얼마나 빠른 시간에 배송하느냐였다. 상황이 긴박했던 탓에 주어진 시간은 단 8일 밖에 없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20일은 걸릴 일이었다. 뷜프 대표는 “정부가 유통을 맡아달라고 했을 때 사실 고민이 많았다"면서 “평소 보다 작업 인원을 40명 이상 더 투입해야하고, 차량만 200대를 활용해야 하는 등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한국 국민들의 건강과 관련한 문제인 만큼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고 결국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만드는 경험을 했다”고 웃어 보였다.

쥴릭파마는 신규 기술 도입과 설비 투자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쥴릭파마는 올해 택배 배송 현황을 확인하는 것처럼 의약품 유통 과정을 온라인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일렘(zyllem)’ 시스템을 도입했다. 뷜프 대표는 “이르면 다음 달에 ‘이지트래커(eZTracker)’를 도입할 계획"이라며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의약품이 언제 생산됐고 어디로 배송됐는지, 이 제품이 가짜인지 진짜인지 등 생산 정보 등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난 해에만 콜드체인 용량을 26% 늘렸고 현재도 6개월에 한 번씩 증축하고 있어 국내는 물론 글로벌 백신 유통도 자신있다"고 강조했다.

/이주원 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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