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032640)가 주축인 5G 콘텐츠 연합군에 미국 1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버라이즌이 새 멤버로 합류하는 등 확장현실(XR) 동맹의 판이 커지고 있다. 버라이즌 외에도 프랑스와 대만의 1등 이동통신 사업자들도 속속 합류하면서 VR·AR 시장에 ‘XR 얼라이언스’의 영향력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자사가 의장사를 맡고 있는 5G 콘텐츠 연합체 ‘XR 얼라이언스’에 버라이즌(미국), 오렌지(프랑스), 청화텔레콤(대만)이 합류했다고 10일 밝혔다.
3사의 합류로 XR 얼라이언스에는 총 7개 지역 10개 사업자가 참여하게 됐다. XR 얼라이언스는 지난 해 9월 출범한 세계 첫 5G 콘텐츠 연합체다. LG유플러스와 퀄컴, 이통사인 벨 캐나다, 차이나텔레콤, KDDI, 실감 콘텐츠 제작사인 펠릭스 앤 폴 스튜디오, 아틀라스 파이브 등이 참여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연합체 구성에 대한 제안은 물론 실제 구성에도 적극 나서면서 초대 의장사 역할을 하고 있다. 글로벌 이동통신사들도 한국이 지난 2019년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한 국가인 만큼 LG유플러스의 제안에 적극적으로 응하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콘텐츠 사업자가 아닌 플랫폼 사업자인 이통사 입장에 급격히 성장하는 AR·VR 시장에 대한 대응에 고민이 많다”며 “제대로 된 수준의 AR·VR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수십억에서 수백억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비용의 효율성과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공동 투자하고 제작하는 얼라이언스가 글로벌 이통사들에게도 매력적으로 여겨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AR·VR 시장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영국의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드마켓은 AR·VR 기술 관련 시장이 오는 2026년까지 연 평균 23.3% 증가해 77억 6,000만 달러(약 8조8,627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PwC는 전 세계 AR·VR시장이 지난 2019년 464억 달러(약 51조 원)에서 오는 2030년 1조 5,000억 달러(약 1,678조 원)로 30배 이상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성장이 예상되지만 콘텐츠 제작 비용과 기술적 완성도 등의 문제로 이통사들이 개별적으로 나서기는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얼라이언스가 첫 번째 프로젝트로 진행했던 국제 우주정거장(ISS)을 배경으로 한 콘텐츠 제작에 들어간 비용은 100억 원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최대 이통사인 버라이즌도 이 같은 부담을 얼라이언스를 통해 해결하기 위해 XR얼라이언스에 합류했다. 한스 베스트버그 버라이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CES(소비자가전전시회) 2021’ 기조연설에서 상당 시간을 아폴로 11호의 커맨드 모듈을 3차원 증강현실로 재현한 모습과 AR로 구현한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소장한 작품들을 선보이는 데 할애하기도 했다. 에린 맥퍼슨 버라이즌 최고 콘텐츠 책임자도 이날 LG유플러스와 화상회의에서 “버라이즌은 5G 시대를 선도한 최초의 기업으로 고객에게 매력적인 XR 콘텐츠 경험을 선사했다”며 “XR 얼라이언스와 협력을 통해 몰입형 XR 콘텐츠 시장의 영역이 확대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각 지역 최대 이통사들의 참여로 더욱 입지가 넓어진 XR 얼라이언스는 현재 두번째 프로젝트 기획에 착수했다. 세계 유명 공연, 동화, 애니메이션 영역에서 차기 콘텐츠를 검토하고 회원사들간 협의를 통해 프로젝트를 실행할 예정이다. 국제 우주정거장(ISS)을 배경으로 한 첫 번째 프로젝트 역시 이르면 이달 중 에피소드2를 전 세계에 동시 공개할 계획이다. 우주정거장 밖 실제 우주 공간의 모습을 실감 나게 볼 수 있는 에피소드 3·4도 촬영해 연내 서비스한다.
최윤호 LG유플러스 5G서비스사업담당(상무)는 “XR 얼라이언스는 고품질의 실감 미디어를 제작할 수 있는 비용적, 기술적 기반을 갖췄다”며 “앞으로 ISS 콘텐츠와 같이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현섭 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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