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호소인 3인방’을 쫓아내라고 한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의 발언에 대한 여권의 공세가 이어지자 국민의힘이 안 후보를 엄호하고 나섰다. 특히 야권 단일화 상대 후보인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안 후보의 의견에 적극 공감을 표했다.
오 후보는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피해를 본 명동 상가를 찾아 “안 후보의 의견에 적극 공감한다”며 “피해 여성 입장에서는 밤잠 못 이룰 잔인한 용어를 쓴 분에 대한 응징이 사회적으로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은 단일화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은 안 후보의 주장을 추켜세우는 듯 보이지만 사실상 최종 경쟁자인 박 후보를 향한 비판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역시 이날 국회에서 열린 농업경영인과의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박 후보가 피해자에 진정으로 사과하려면 남인순·진선미·고민정 의원을 내보내야 진정성이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박원순 전 시장 사건 피해인들에 피해호소인이라 하면서 2차 가해까지 가했던 분들이 박영선 캠프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아 활동한다는 것은 박 후보의 여성 인권과 성범죄에 대한 인식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윤희숙 의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가부장적 여성비하 발언”이라고 쏘아붙인 박 후보를 향해 “이런 ‘성별을 무기 삼아 실속 챙기기’가 바로 여성을 창피하게 만들고 팔아먹는 것”이라며 “어디가 가부장적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 피해 여성 욕보인 사람을 중용하는 것부터 그만하라는 게 왜 가부장적이냐. 이게 무슨 내로남불식 여성 우려먹기냐”고 날을 세웠다.
앞서 박 후보는 이날 오전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안 후보의 ‘쫓아내라’는 단어를 들으면서 남성 우위의 가부장적, 여성 비하 발언이라고 느꼈다”고 언급했다. 그는 “‘쫓아내라, 쫓겨난다’는 말 자체가 상처가 있는 말”이라며 “그래서 이 단어를 쓰신 후보님에 대해 그날 저도 상당한 상처를 받았다. 하루 종일 굉장히 우울하더라”고 설명했다.
/강지수 인턴기자 jisuk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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