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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억 주택, 4년새 10억 됐는데… 文정부, 또 실체없는 전쟁 선포

[산으로 가는 LH사태] 다주택·투기 이어 이번엔 '범죄전쟁'

文정부 출범후 수도권 집값 31% 폭등...저가 아파트 씨 말라

종부세 납부자도 2배 늘어 부동산 보유세 사상 첫 1% 넘어

"정부 규제 정책 큰 구멍 드러나...이제는 시장에 귀 기울여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제16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있다./연합뉴스




#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의 ‘동아’ 아파트 전용 57.9㎡는 현 정부 출범 당시인 지난 2017년 6월 3억 3,900만 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올 1월 이 단지 해당 평형은 8억 4,800만 원에 거래됐다. 2배 넘게 가격이 오르면서 이제는 고가 아파트 기준(9억 원)에 육박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용인의 한 아파트는 이 기간 동안 4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상승하기도 했다. 상당수의 중저가 아파트가 현 정부 들어 고가 아파트 대열에 합류하며 서민들은 엄두도 내기 어렵게 된 것이다.



다주택자와 투기와의 전쟁을 벌여온 정부가 이번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를 계기로 ‘부동산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하지만 이를 보는 시장의 시각은 싸늘하다. 현 정부 들어 시장의 소리는 무시한 채 진행된 각종 ‘부동산과의 전쟁’ 결과 집값은 급등 수준을 넘어 폭등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땅값도 급등했고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한 전문가는 “사태의 본질을 외면한 채 엉뚱한 논리를 앞세워 또 시장을 옥죄려 한다”고 비판했다.

◇저가 아파트, 이제는 다 고가 아파트=KB국민은행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부터 올 3월 8일까지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31.76% 상승했다. 전국 아파트값은 19.26%, 지방 5개 광역시 아파트 가격은 14.53% 올랐다. 개별 단지별로 보면 상승 폭은 더 크다.

서울경제가 현 정부 출범 당시 6억 원 이하에 거래됐던 아파트들의 현 매매가(실거래 기준)를 비교한 결과 4년 만에 고가 아파트가 됐다. 우선 노원구 상계동 ‘주공9단지’ 전용 45.5㎡는 2017년 5월 2억 3,400만 원에 거래됐다. 올 2월에는 5억 2,000만 원에 거래되며 상승률이 122%에 달했다. 영등포구 신길동 ‘래미안에스티움’ 전용 84.92㎡는 7억 2,500만 원에서 15억 8,000만 원으로 뛰었다.

이 같은 급등 사례는 서울에 그치지 않는다. 수원 영통구 이의동 ‘e편한세상광교’ 전용 100.92㎡는 같은 기간 7억 6,250만 원에서 16억 4,300만 원으로, 용인 수지구 풍덕천동 ‘정자뜰마을태영데시앙2차’ 84.65㎡는 4억 5,000만 원에서 10억 원으로 올랐다. 구리시 교문동 신명 전용 84.63㎡는 이 기간 동안 매매가가 5억 8,000만 원에서 11억 5,000만 원으로 상승했다. 모두 4년여 만에 가격이 2배 이상 뛴 것이다.



주택 가격뿐 아니라 땅값도 멈추지 않고 계속 올랐다. 현재 전국 지가는 123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2017년 5월부터 올 1월까지의 누적 상승률을 보면 전국 땅값은 15.7%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은 20.7%, 수도권은 18.0%, 그리고 지방은 11.9% 상승했다.집값은 폭등했고 땅값은 급등했다.



◇종부세 납세자, 4년간 2배 늘어=집값과 땅값이 급등하면서 부동산 관련 세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대표적인 예가 종부세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이후 종부세 납세자 수나 세액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납세자는 2017년 약 40만 명에서 지난해 74만 명으로 2배 가까이로 증가했고 세액 역시 같은 기간 1조 8,000억 원에서 4조 2,000억 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부동산 보유세(재산세+종부세)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1.2%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를 넘어섰다. GDP 대비 보유세 비중은 2017년 0.78%로 수년간 줄곧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 2018년 0.82%, 2019년 0.92%로 확대됐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결국 1%대를 넘어서 선진국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비중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집값이 오르지 않더라도 보유세는 더 늘어난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정부의 세율 인상 및 공시 가격 현실화율 정책에 따라 앞으로 10년간 부동산 보유세(종부세+재산세) 세수 증가분이 44조 원에 달한다는 추산 결과가 나왔다. 종부세가 31조 5,000억 원, 재산세가 12조 5,600억 원이다. 이 전망치는 집값이 10년간 오르지 않을 것을 전제로 한 것이라 실제 세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뜬금없은 부동산 전쟁 대신 시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은형 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정부 규제 정책의 큰 구멍이 드러나고 있다”며 “정부가 민간을 믿지 못한다면서 공공 위주의 정책 및 공급 계획을 세웠는데 현재 근간이 흔들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권혁준 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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