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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차관 앞에서 기업 애로 직언한 우태희

[비즈카페]

"오늘 우리 기업들 얘기 좀 해야겠다"

현실 무시한 환경 규제정책에 쓴소리





“오늘 우리 기업들 얘기 좀 해야겠습니다.”

지난 10일 환경부와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기업환경정책협의회. 환경 정책 방향을 놓고 정부와 산업계가 의견을 나누기 위해 마련한 이날 회의에서 우태희(사진)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이 작심한 듯 말을 이어갔다. 회의에는 환경부의 홍정기 차관과 간부들이 참석했다. 환경부는 오는 2050년 탄소 중립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 결정권을 쥐고 있다. 산업계 입장에서는 환경부가 ‘슈퍼 갑’인 셈이다. 정유·유화·철강 기업 대표 15명은 숨 죽이고 우 부회장의 말을 경청했다.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우 부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기업 현장을 알지 못한 채 규제 일변도로 강행되는 환경 정책에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고 한다. 정부가 기업 현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였다. 우 부회장은 공직 후배인 홍 차관과 환경부 담당 국·과장들 앞에서 “기업에만 탄소 배출을 줄이라고 할 게 아니라 정부 공공 기관부터 적용을 해봐야 한다”면서 “그래야 그것이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 나아가 현 제도에 문제점은 없는지 파악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우 부회장은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행시 27회) 출신으로 홍 차관(35회) 공직 선배다. 둘은 연세대 행정학과 선후배 사이기도 하다.



우 부회장은 공장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저감 장치 기술과 관련해서도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했다.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기술(CCUS) 등 첨단 기술을 업계 자체적으로 개발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요청이었다. 홍 차관도 우 부회장과 업계 대표들의 환경 규제 해소 요청에 ‘쿨하게’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차관은 업계가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규제를 풀고, 시기도 앞당기라고 실무자들에게 즉석에서 주문하기도 했다.

우 부회장의 발언에 업계는 반색했다. 한 회의 참석자는 “기업이 차마 환경부 차관과 간부 앞에서 할 수 없던 말을 우 부회장이 해주더라”며 “속 시원했다”고 말했다. 최근 상법·공정거래법 개정 과정에서 경제 단체가 이렇다 할 역할을 하지 못했던 터라 우 부회장의 발언이 재계에는 더욱 ‘사이다’였다는 반응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정부와 업계가 소통할 수 있는 소중한 자리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재영 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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