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벌크업 시즌2로 2㎏ 더 찌워…티샷 어디 떨어질지 궁금해요"

■'돌아온 천재' 김효주, 25일 LPGA 새 시즌 출격

하루 2시간씩 주 5~6회 트레이닝

지난해 상금왕도 운동 효과 톡톡

긍정적인 멘탈로 자신감 되찾아

많은 대회 나가 랭킹 끌어올릴 것





김효주(26·롯데·사진)는 지난 한 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위기를 재도약의 기회로 만든 골퍼다. 주 무대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위험해지자 상대적으로 안전했던 국내 무대로 눈을 돌렸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드(출전권)를 이용해 국내 무대에 전념하다시피 한 결과 2승을 올려 상금왕(약 7억 9,700만 원)과 최소 타수상(69.56타)을 손에 넣었다. 평균 타수 60대는 김효주가 유일했다. ‘벌크 업'도 화제였다. 2020시즌을 앞둔 겨우내 엄청난 운동량과 식사량으로 체중을 4㎏ 불리고 근육량도 늘려 15m에 이르는 비거리 증가 효과를 봤다.

오는 25일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릴 KIA 클래식으로 LPGA 투어 새 시즌에 돌입하는 김효주를 출국 전 광고 촬영 현장에서 만났다. 지난해 11월께부터 이른바 ‘벌크 업 프로젝트 시즌 2’를 가동해 하루 2시간씩 주 5~6회 웨이트 트레이닝에 매달렸다는 김효주는 “먹는 양이 1년 전보다 더 늘어 조금 자제하려 하고 있다. 하루 세 끼만 먹을 생각”이라며 웃었다. 한창 때 네 다섯 끼도 먹었던 그는 “작년 시즌 초와 비교해 2㎏ 더 쪘다. 특히 허벅지가 더 두꺼워져서 입던 바지를 죄다 못 입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고된 시간이었을 것 같지만 김효주는 “운동하고 나서 피트니스 센터 같이 다니는 언니들이랑 한 번씩 족구 하는 데 재미가 붙었다”면서 즐거운 기억을 얘기했다.

장타보다 퍼트가 강점이던 김효주는 지난 시즌은 드라이버로 250~260야드를 보내 놓고 짧은 클럽으로 훨씬 쉽게 코스를 공략했다. 최근까지 쇼트 게임 위주로 연습해 지난 시즌보다 거리가 더 늘었는지 확인하지 못했다는 그는 “오랜만에 미국 투어를 다시 치니까 예전에 티샷 떨어졌던 볼 위치랑 비교해보면 알게 될 것이다. 내심 기대가 된다”고 했다.

LPGA 투어만 따지면 김효주는 5년 만의 승수 쌓기에 도전한다. 2014년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으로 미국에 진출한 그는 2016년까지 3년 연속 1승씩을 올렸지만 이후 가뭄이 길어졌다. 2016년 1월이 마지막 우승이고 ‘골프 천재’ 별명과 어울리지 않게 세계 랭킹이 67위(2018년)까지 내려간 적도 있다. 가장 혹독한 슬럼프가 언제였느냐는 물음에 김효주는 2016·2017년 무렵이라고 했다. 여전히 부진의 골이 깊던 2018년은 “(부진에) 무뎌져서 ‘잘 안 돼도 언젠가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2018년 중반 메이저 US 여자오픈 준우승과 2019년 세 차례 준우승 등으로 조금씩 올라오더니 지난 한 해를 통해 김효주는 뚜렷한 부활의 실마리를 잡았다. 그는 “긍정적인 멘탈이 생겨 자신감이 돌아왔다”며 “올해 꼭 한 번은 우승하고 싶다. 특별히 잘 치고 싶은 대회를 꼽자면 US 여자오픈 아닐까 싶다”고 했다.



대회 코스 내 동상의 포즈를 따라하는 김효주. /출처=김효주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을 제법 즐겨하는 김효주는 지난 시즌 ‘시합을 준비하는 자세’라는 콘셉트의 사진들을 종종 올려 팬과 동료들에게 웃음을 줬다. 연습 라운드 중 코스 안의 각종 동상들 옆에서 똑같이 포즈를 취하는 사진이다. 우승 뒤에는 트로피를 든 사진을 올리고 ‘시합을 마무리하는 자세’라고 제목을 달았다. 미국에서도 ‘자세 시리즈’는 계속되느냐고 묻자 김효주는 “한국 골프장처럼 동상이 많은 게 아니어서 아쉽다”고 했다. 그럼 5년 만의 우승을 맞이하는 자세는 어떨까. 혹시 감격의 눈물을 쏟지는 않을까. 김효주는 “그동안 우승하고 한 번도 운 적이 없다. 단, 주변의 누군가 한 명이 눈물을 보이면 그때도 버틸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며 말끝을 흐렸다.

새 시즌 키워드로 김효주는 ‘업그레이드’를 들었다. “마지막 미국 시즌이던 2019년과 비교해 한 단계,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확인하고 싶어요.” 도쿄 올림픽 출전권 확보를 위해서라도 “(6월까지) 빈틈없는 일정으로 최대한 많은 대회에 나갈 것”이라는 김효주는 “연말 세계 랭킹이 지금(9위)보다 조금이라도 위에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밝혔다. “팬 분들의 응원은 ‘미국 가서도 잘 치는 모습을 보고 싶다’랑 ‘계속 한국에서 치면 좋겠다’로 나뉘더라고요. 어쨌든 저는 본 무대인 미국으로 가게 됐으니 시차 때문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중계 자주 봐주시면 좋겠어요. 2019시즌보다 꼭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