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2일 ‘내곡동 땅 셀프 보상’ 의혹 관련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를 향해 “양치기 소년도 울고 갈 거짓말쟁이”라고 맹공을 가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야권 단일후보에 나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오 후보 가운데 오 후보에 집중 타격을 가하고 있다. 오 후보가 안 후보에 비해 약점이 노출될 가능성이 많고, 내곡동 의혹이 오 후보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김태년 당 대표 직무대행은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2007년 당시 오 후보가 해당 부지를 현장 시찰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라며 “오 후보의 거짓 해명을 입증할 자료는 차고 넘친다”고 비판했다. 오 후보가 그린벨트 해제가 참여정부 시절이라고 해명한 것에 반박하는 기자회견도 이어졌다. 김원이 민주당 의원은 “2008년 국회 국토해양위 국정감사 회의록과 2009년 서울시의회 도시관리위원회 회의록에 오 후보가 ‘그린벨트 해제와 보금자리 주택 정책’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며 오 후보의 발언을 공개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회의록이 양심선언”이라며 오 후보에게 곧바로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김경협 의원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터뜨릴 의혹이) 쌓여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민주당이 오 후보에 공세를 집중시키는 것은 결국 본선 경쟁력에서 오 후보가 안 후보에 비해 상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2000년 정계에 입문한 오 후보가 안 후보보다 풍부한 행정·정치 경험을 갖춘 만큼 만만치 않은 내공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집중 타격이 필요했다는 셈법이다. 오 후보로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국민의당보다 규모나 조직력이 큰 국민의힘의 당력도 무시 못한다는 전제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오 후보가 받는 내곡동 땅 의혹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터진 만큼 예민한 문제인데다 해명도 빈약해 해당 의혹을 파고드는 것이 민주당으로서는 승산이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오 후보의 아킬레스건이 내곡동 의혹인 만큼 이를 집중적으로 공략해야 민주당에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고민정 의원은 박영선 민주당 후보 캠프 대변인 맡았던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캠프 명의로 낸 7개의 논평 중 6개를 오 후보 네거티브 할애했다. 안 후보를 비판한 논평은 1개에 그쳤다.
/이희조 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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