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국과 러시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한을 빠르게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동북아시아 지역을 둘러싸고 한미일과 북중러가 맞서는 전선이 형성되는 와중에 정부가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한러정상회담 추진을 강조한 것이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한러 외교장관회담을 마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푸틴 대통령의 방한이 조기 실현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코로나19를 둘러싼 상황이 안정되면 방한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중국과 더불어 동북아 지역 평화 유지에 적극 가담하겠다는 기조를 드러내고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와 한국은 역내 문제를 확실히 해결하기 위해 모든 관련 국가 간 협상 프로세스가 가능한 빨리 재개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모든 관련 국가의 군비 경쟁과 모든 종류의 군사 활동 활성화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도 포함돼 있다”고 쐐기를 박았다. 이를 두고 남근우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러시아는 그동안 구소련 시절 구축했던 동북아 지역 내 영향력을 회복하고 싶어 했다”며 “북한 이슈에서 적어도 4자회담에는 끼겠다는 의지”라고 분석했다. 앞서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지난해 말 방한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조속히 방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중국과 러시아 정상이 연이어 방한할 가능성도 열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김혜린 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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