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5G 논란, ‘20배 빠른 속도’ 망령 떨쳐내고 대안 찾아야

노 현 섭 바이오IT부 차장





오는 3일은 대한민국이 세계 최초로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 상용화에 성공한 지 2년째 되는 날이다.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이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에 지난 2019년 4월 3일 오후 11시 심야 개통을 강행하며 따냈던 타이틀이다. 버라이즌은 당초 예정 시점보다 5일이나 앞당겼지만 한국의 심야 기습 개통에 허를 찔리며 1시간 차이로 한국에 세계 최초 자리를 내주게 됐다. 당시 일본 언론들은 일반인 대상이 아닌 특정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 중심으로 5G 개통을 했다며 세계 최초는 미국이라고 억지를 부리기도 했지만 2년이 지난 현재 한국은 명실상부한 5G 최초 상용 국가다. 실제 지난달 초 미국 리서치 업체 스피드체크에 따르면 5G 속도 측정 결과 한국이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을 내세웠던 5G 서비스의 현주소는 이러한 명성에 못 미치고 있다. 1,400만 명에 달하는 5G 가입자를 확보했지만 품질 및 고가 요금제 논란은 여전하다. 비싼 요금제에도 커버리지가 일부 대도시에서만 한정돼 있고 그나마도 건물 내에서는 제대로 터지지도 않아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라는 5G 홍보 문구는 사람들의 분통을 터트리게 만든다.



5G를 둘러싼 이러한 논란의 단초는 세계 최초 타이틀을 따냈던 2019년 4월 3일부터 시작됐다. 정부, 이통사, 단말기·장비 제조사가 만들어낸 그 날의 합작품에는 사실 잘못된 전제가 깔려 있었다. ‘20배 빠른 5G’를 실현시킬 수 있는 28㎓ 대역의 초고주파 주파수는 이동 거리가 짧고 회절률이 낮아 현재 기술로는 전국망에 적합하지 않다. 실제 세계 최초 타이틀 경쟁에 나섰던 버라이즌은 효용성이 떨어지는 28㎓ 대신 거금을 들여 중·저대역대 주파수를 다시 구매해 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 5G 상용화에 있어 이른바 ‘서브 6’로 불리는 6㎓ 이하 대역이 현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이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우리는 이론적으로 20배 빠른 속도가 나온다는 28㎓에 집착하고 있다. 빠른 5G 전국망 구축을 위해 서브 6 주파수 대역에 집중해야 하지만 정부는 이통사에 각각 1만 5,000대의 28㎓ 대역 기지국 구축을 요구하고 있다. 개통 첫날 내놓은 20배 빠른 5G라는 말의 망령에 사로잡혀 이른바 나뭇잎 한 장도 뚫지 못하는 28㎓에 무리하게 집중하다 보니 5G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5G 정책을 수정하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 전국망에 가장 적합한 주파수가 당장은 서브 6 대역임이 확인된 이상 서브 6 이하에 있는 유휴 주파수를 조기 할당해 전 국민이 5G의 혜택을 누리도록 해야 한다. 현재 국민들이 바라는 건 20배 빠른 속도가 아니다. 5G 요금을 낸 만큼 스트레스 없이 언제 어디서든 잘 터지는 5G를 원하는 것이다.

/노현섭 기자 hit8129@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