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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인프라·구매력 탄탄…韓, 모빌리티 '최적의 테스트베드'로

['글로벌 테크기업' 격전장 된 한국]

◆구글 - 우버 모빌리티 대리전

스마트폰 보급률·인구밀도 높아

빅데이터·운영경험 최상의 환경

빔 등 전동킥보드도 韓 진출 러시

우버-SKT 'T맵 기반' 강력 서비스

구글-카카오는 '구독 모델' 앞세워


구글·우버 등 글로벌 테크 기업이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서 카카오모빌리티·SK텔레콤 등과 손잡고 정면 승부를 벌인다. 한국의 탄탄한 정보기술(IT) 인프라와 높은 인구밀도, 강력한 구매력 등이 빅데이터와 운영 경험을 쌓기 위한 ‘테스트베드’로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우버는 이미 지난 2013년 일반 운전자가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버X’로 한국에 진출했지만 시장에서 외면당하며 철수했다. 우버는 이번에 국내 규제 환경에 맞추기 위해 SK텔레콤의 티맵모빌리티와 손잡고 UT라는 합작사를 통해 국내 가맹 택시 시장에 다시 진출하기로 했다. 자율주행차 ‘웨이모’를 연구하고 있는 구글은 최종적으로 자율주행 택시를 미래 목표로 삼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손잡은 것도 관련 데이터 수집과 다양한 실험을 통해 자율주행에 도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가맹 택시 시장은 앞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카카오모빌리티와 UT는 기술은 물론 자금에서도 국경을 무너뜨리고 있다. UT는 우버·SK텔레콤이 투자한 1,700억 원에 더해 최근 국내외 사모펀드를 통해 4,000억 원을 추가 확보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17년 TPG로부터 4,000억 원가량을 투자 받은 데 이어 최근 칼라일로부터 2,200억 원을 추가 투자 받았다. 이번에 구글 투자까지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분간 모빌리티 시장은 출혈 경쟁이 불가피한 만큼 ‘쩐의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각 회사들이 투자금 수혈로 ‘총알’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동 킥보드 분야에서도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2019년 라임과 빔모빌리티가 한국 시장에 상륙했고, 올 3월에는 뉴런모빌리티가 서비스를 출시했다. 차량과 전동 킥보드 등 새로운 모빌리티 시장에 전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도전장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 모빌리티 시장을 격전장으로 확정한 것은 탄탄한 IT 인프라와 수도권의 높은 인구밀도 덕분에 다양한 실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100%에 가깝고 세계 최초로 5세대(5G) 이동통신을 상용화하는 등 선진적인 통신 인프라를 갖췄다. 아울러 인구와 자본의 절반이 수도권에 몰려 있다 보니 밀도 있는 모빌리티 서비스를 시험하기도 적합한 국가로 꼽힌다. 모빌리티 시장 성장 속도도 가파르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국내 모빌리티 시장 규모가 오는 2023년 2조 8,63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의 수도권에만 진출해도 2,000만 명이라는 배후 인구를 노릴 수 있고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인 만큼 구매력도 크다”며 “글로벌 기업 입장에서는 소규모 투자로 빅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최적의 테스트베드”라고 말했다.

현재 카카오T는 1만 6,000대, UT는 1,000대가량의 가맹 택시를 보유 중이다.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카카오T가 압도적이다. 하지만 UT는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모빌리티 경험을 축적한 우버가 힘을 합친 만큼 향후 성장성이 기대된다. 특히 SK텔레콤의 내비게이션 ‘T맵’은 국내 내비게이션 앱 시장의 55%를 장악하고 있다. 반면 카카오내비는 시장 점유율이 20%선에 불과하다. 모빌리티 사업의 궁극적인 목적이 자율주행이라는 점에서 카카오보다 SK텔레콤이 비교 우위를 갖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율주행을 위한 관제 시스템에는 초고속·초저지연 무선통신 기술이 필수”라며 “내비게이션을 통해 연구한 최적의 운행 루트를 택시 사업에 적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SK텔레콤이 보유한 데이터들도 접목되면 강력한 서비스가 탄생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가맹 택시 시장의 1위 사업자인 카카오모빌리티가 구글과 손잡으며 이제 막 시장에 뛰어든 UT를 강하게 견제하는 것도 UT의 급성장을 저지하기 위해서다. 실제 카카오모빌리티는 구글 투자 유치에 앞서 택시 기사를 상대로 한 월 9만 9,000원의 ‘프로 멤버십’ 모집을 재개했다. 목적지의 콜을 잡아주고, 인근 콜 수요를 지도로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 구독 모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T가 택시 기사들 사이에서 ‘필수 앱’으로 자리잡은 만큼 구독 모델을 앞세워 기사들의 UT 합류를 견제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며 “특히 구글과의 협력이 단순 투자를 넘어선 제휴라는 점에서 앞으로 어떤 서비스를 내놓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윤민혁 기자 beheren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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