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이 롱텀에볼루션(LTE)을 넘어 5세대(5G) 시장에 본격 진입한다. 기존 이동통신 3사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5G에도 알뜰폰 사업자들이 독자적으로 요금제를 출시 할 수 있게 돼 가입자 쟁탈전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일 “이르면 이달부터 알뜰폰 사업자들이 5G 시장에서도 다양한 요금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1월 5G를 도매제공의무서비스로 지정해 알뜰폰 사업자들이 독자적으로 5G 중저가 요금제를 설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이달부터 알뜰폰 사업자 10곳은 독자적으로 1.5GB∼30GB 5G 데이터를 제공하는 자체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게 됐다.
알뜰폰 사업자들이 선보일 요금제의 가격대는 최소 월 4,950원(데이터 1.5GB· 음성 50분·문자 50건)부터 최대 월 4만4,000원(데이터 30GB·음성 300분·문자 100건)으로 구성된다. 다만 이통사 계열사는 중소 사업자 간 상생발전 차원에서 3~4개월 늦춰 7월부터 요금제를 출시할 계획이다.
알뜰폰 5G 요금 경쟁력도 강화된다. 정부는 이통3사가 알뜰폰 사업자에게 제공하고 있는 110GB 이상의 5G 요금제를 소매요금 대비 60%~63% 수준으로 도매 제공하도록 해 알뜰폰 5G 요금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기로 했다. 당장 올 2분기부터 알뜰폰 업체는 이통사의 12GB~150GB 구간 요금제 상품을 이통사보다 30% 저렴하게 출시할 수 있다. 150GB를 제공하는 기존 이통사의 7만5,000원 요금제를 알뜰폰 사용자들은 30% 낮은 가격인 4만8,000원대에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카드사와 제휴해 알뜰폰을 살 때 할인받을 수 있는 전용 할인카드도 출시한다. 지난해 국민카드와 제휴해 출시한 알뜰폰 전용할인카드의 할인혜택을 확대하고, 롯데카드 등에서도 알뜰폰 전용할인카드를 출시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알뜰폰 정보를 종합 검색할 수 있는 ‘알뜰폰 허브’ 사이트에 5G 요금제와 전용할인카드 등의 내용을 반영할 계획이다.
정부가 알뜰폰에 5G 영역의 빗장을 풀어주면서 이통 3사와의 고객 유치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그간 LTE를 주력으로 하던 알뜰폰 사업자에게 5G라는 새로운 시장이 열렸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927만 명의 알뜰폰 가입자 중 5G 가입자는 7,036명에 그쳤다. 1,400만 명대를 바라보는 5G 가입자를 보유한 이통 3사와 비교했을 때 초라한 수준이다. 실제 알뜰폰 사업자의 홈페이지를 보면 다양한 요금제를 가진 LTE와는 달리 5G는 1~2개 요금제만 출시되어 있어 고객의 선택의 폭이 좁았다.
하지만 알뜰폰 사업자들이 독자적으로 5G 요금제를 설계할 수 있게 되면서 가입자 확보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정부가 올해 도매대가 산정에서 지난해 대비 10% 이상 인하할 의지를 가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당장은 이번 알뜰폰 5G 요금제가 이통3사 주력 요금제인 ‘무제한’이 아닌 음성과 데이터, 문자를 정해진 양만 사용하는 종량제 방식이라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LTE에서 5G로 넘어가는 시장 상황 속에 자급제 수요가 늘고 있어 가입자 이동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5G의 경우 처음으로 알뜰폰에서 독자적으로 요금제를 설계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본격적으로 5G 시장 경쟁이 촉진되기를 기대된다”며 “최근에 출시된 중저가 5G 단말기와 알뜰폰 요금제가 결합할 경우 이용자들의 가계통신비 부담도 경감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노현섭 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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