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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4일 만 우승…20대의 리디아도 ‘GO’

LPGA 롯데 챔피언십 7타 차 정상, 3년 만 통산 16승

우즈 전 코치와 우승 한 번, 2위 두 번…상금 1위로

10대 14승, 20대 2승…"꾸준히 견딘 나, 자랑스러워"

‘63타’ 박인비 공동 2위, 도쿄서 올림픽 金 리턴 매치?

리디아 고가 18일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123층짜리 롯데월드타워의 모형을 트로피 형태로 만들었다. /카폴레이=AFP연합뉴스




21개월의 가뭄을 씻고 지난 2018년 4월 통산 15승째를 거둔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24·한국 이름 고보경). 그는 당시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하는 말들을 멀리하고 앞에 벌어지는 일만 신경 쓰려 했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전까지 그는 캐디, 코치, 클럽을 죄다 갈아 치우는 처방에 많은 비판을 받았고 이 과정에 부모의 간섭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었다.

15승째 이후 3년 만인 18일(한국 시간). 15승까지의 우승 가뭄보다 훨씬 긴 3년을 기다린 16승이었지만 리디아 고는 울지 않았다. 대신 “세계 최고 선수들과 경쟁이 쉬운 일이 아닌데 그 안에서 꾸준히 견뎌낸 게 자랑스럽다.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잠도 잘 잤다”며 활짝 웃어 보였다.

‘천재 소녀’ 리디아 고가 3년 만에 트로피를 들었다. 날짜로는 1,084일 만이다. 이날 하와이 카폴레이GC(파72)에서 치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리디아 고는 버디만 7개를 잡는 7언더파의 성적으로 합계 28언더파 260타를 기록했다. 15승째는 연장 우승이었는데 이번은 2위 그룹을 무려 7타 차로 따돌리는 압도적인 결과였다. 우승 상금은 30만 달러(약 3억 3,000만 원). 시즌 상금 1위(79만 1,944 달러)로 올라섰고 통산 상금 1,150만 달러도 돌파했다. 리디아 고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각각 1,351일, 1,344일 만에 우승한 조던 스피스(미국),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를 언급하며 “그들한테서 영감을 얻었다”고도 했다.

리디아 고는 15세에 LPGA 투어 첫 승을 거둔 천재 골퍼다.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2015년에 남녀 통틀어 최연소 세계 랭킹 1위(17세 9개월)에 오르는 등 각종 최연소 타이틀을 휩쓸었다. 2015년 5승, 2016년 4승을 올린 이후 슬럼프를 겪었지만 20대에 거둔 두 번째 우승으로 다시 한 번 세계 골프계에 확실한 부활을 선언했다. 대회 54홀, 72홀 최소 타 기록을 내리 경신한 가운데 LPGA 투어에서 우승 스코어로 25언더파 이상이 나온 것도 약 1년 8개월 만이다.

사실 리디아 고의 16승은 시간 문제로 보였다. 올 시즌 네 차례 출전에 준우승이 두 번이었고 특히 직전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는 마지막 날 메이저 대회 18홀 최소타인 10언더파 62타를 몰아쳤다. ANA 대회 3라운드 8번 홀 보기 이후 이번 대회까지 100홀에서 보기는 딱 1개일 정도로 무서운 집중력을 이어가고 있었다.



리디아 고는 이번 대회에서 페어웨이 안착 78.5%, 그린 적중 88.8%, 라운드 당 퍼트 수 27개의 빈틈없는 경기력으로 버디 29개(보기 1개)를 쓸어 담았다. 넬리 코르다(미국)에 1타 앞선 단독 선두로 출발해 3번(파4), 9번 홀(파4) 버디에 코르다의 8번 홀(파3) 보기가 겹치면서 전반에 이미 4타 차로 달아나 있었다. 9~12번 홀 4연속 버디로 독주에 속도를 붙였다.

올 시즌 참가한 모든 대회에서 톱 10에 오른 박인비. /카폴레이=AFP연합뉴스


2010~2014년에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스윙 코치를 지낸 션 폴리가 천재 소녀의 부활을 도왔다. 리디아 고는 "지난해부터 함께한 폴리가 자신감을 갖게 해준 점이 우승의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임시 캐디인 데이비드 존스와 호흡을 맞추는 등 여전히 바꾸는 게 많지만 결과가 좋으니 비판의 여지가 없다. 폴리는 "리디아 고 내면의 목소리를 들으려 노력했다"며 “손에 쥐려면 들어오지 않는 새처럼, 우승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강조했다. 플레이에 자유를 주는 데 신경 썼다”고 설명했다.

박인비, 김세영, 코르다 등 2위 그룹 중 가장 눈에 띈 선수는 박인비다. 이날 출전 선수 중 가장 좋은 스코어인 63타(공동 6위 신지은도 63타)를 작성했다.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7개를 몰아쳤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인비가 2위를 하고 당시 은메달을 땄던 리디아 고가 1위를 한 것이다. 박인비도 올 시즌 우승-공동 7위-공동 2위로 흐름이 좋아 도쿄 올림픽에서 리디아 고와 ‘리턴 매치’가 성사되면 금메달 경쟁이 썩 흥미로울 것으로 보인다. 김아림은 앞선 2개 대회 컷 탈락의 부진을 끊고 18언더파 공동 10위에 올라 신인상 경쟁에 뛰어들었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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