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대차, 반도체 부족에 내달 초 울산공장 휴업 검토

현대자동차가 다음 달 초 반도체 부족으로 울산공장을 휴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하언태 현대자동차 사장은 이날 열린 노사 협의회에서 반도체 부족 사태에 따른 생산 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 사장은 이 자리에서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5월께 휴업이 불가피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노사는 다음 달 1일부터 5일까지 울산공장 휴업을 논의하고 있다. 1일과 2일, 5일이 휴일인 만큼 실질적인 휴업은 3일과 4일 이틀이다.

일각에서는 울산공장뿐 아니라 아산공장 등 다른 지역 공장과 기아도 다음 달 일정 기간 휴업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울산공장의 휴업으로 아이오닉5 등 인기 전기차의 판매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부터 일부 공장의 가동을 멈춘 현대차·기아는 올해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5월이 ‘반도체 보릿고개’가 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현대차는 “1분기에는 전사 차원에서 부품을 관리해 재고를 확보하고 생산 차질을 최소화했지만 이런 노력에도 반도체 부품이 조기 소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반도체 부족으로 이미 인기 차종의 생산까지 타격을 입었다. 현대차는 지난달 12~13일과 19~20일 그랜저와 쏘나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 라인을 멈춘 바 있다. 같은 달 7~14일에는 사전 예약 돌풍을 일으킨 전기차 아이오닉5를 생산하는 울산1공장을 닫았다. 코나에 들어가는 전방 카메라 반도체가 부족해진 데다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의 PE모듈(전기차 구동 부품 모듈) 수급 차질까지 겹치며 이 같은 선택이 불가피했다.



여기에 5월 들어서는 지난달보다 반도체 재고 상황이 악화할 것으로 보여 대응 수위를 한층 높였다. 울산 1~5공장 모두 5월 특근을 없애는 한편 각 공장별 라인 교체 등 공사와 연계된 휴가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의 위기감은 기아로도 번지고 있다. 기아는 이달 화성공장과 광주1공장 등 주요 공장의 특근만 취소하고 공장 가동을 중단하지는 않았지만 휴업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3분기 이후 반도체 수급난이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연내 정상화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업체가 제한적인 데다 대체품 적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변수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