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051910)이 글로벌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늘어난 덕에 올 1분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분기 매출이 10조 원에 육박했고, 영업이익은 1조4,000억 원을 넘어서며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웃돌았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하는 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 영업이익이 3,000억 원을 넘어서며 성장을 위한 안정적인 이익 구조에 올라섰다는 평가다. LG화학은 배터리 사업 수익성 강화를 위해 양극재 등 핵심 소재 분야에서 합작투자법인(JV) 설립도 추진할 계획이다.
LG화학은 28일 지난 1분기에 연결 기준으로 매출 9조6,500억 원, 영업이익 1조4,081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3.4% 늘었고, 영업이익은 무려 7배 가까이(584%) 뛰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창사 이래 최대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불확실한 대외 환경 속에서도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모든 사업 부문이 골고루 이익을 냈지만,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의 1등 공신은 ‘본업’인 석유화학 사업이다. 매출 4조4,352억 원에 영업이익 9,838억 원을 올렸다. 지난해 1분기 코로나19 사태 초기 전방 수요 급감 타격을 받으며 영업이익이 2,350억원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4배 이상 늘었다. 올 1분기에는 오히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의 수혜를 톡톡히 봤다. 특히 가전 수요가 늘면서 원재료로 쓰이는 고부가합성수지(ABS) 스프레드(제품가-원재료가)가 급등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톤당 700~800달러였던 ABS 스프레드는 올 1분기 1,800~1,90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밖에 일회용 장갑 원재료로 쓰이는 NB라텍스 수요 증가와 함께 경기 부양을 위한 각국의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하면서 건자재 소재인 폴리염화비닐(PVC) 가격이 강세를 보였다.
첨단소재부문은 매출 1조1,719억 원, 영업이익 883억 원, 생명과학부문은 매출 1,619억 원, 영업이익 225억 원을 기록했다. 팜한농 매출은 2,109억 원, 영업이익은 297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분사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분기 매출 4조2,541억 원, 영업이익 3,412억 원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4,144억 원을 올렸지만, 현대차 전기차 코나 리콜 비용을 반영하면서 4,390억 원 적자를 냈다. LG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출하 확대와 수율 개선, 원가 절감으로 수익성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기본 단위인 셀 다음 레벨인 모듈·팩 레벨에서 설계를 단순화하는 등의 방식으로 수익성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LG는 이를 위해 배터리 밸류체인 강화 차원에서 양극재 등 소재 사업 분야에서 외부 업체와 합작투자(JV)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재영 기자 jyha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