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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정의선’ 현대차그룹 총수 20년 만의 교체

29일 공정위 동일인 지정 결과 발표

정의선 회장 '실질적 지배력' 행사 판단

2001년 정몽구 총수 오른 뒤 20년 만

정의선 체제 공고화...미래 모빌리티 속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그룹의 동일인(그룹을 지배하는 총수)이 20년 만에 변경됐다. 2001년 정몽구 현대차(005380)그룹 명예회장이 그룹 총수에 오른 후 20년 만에 장남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으로 바뀐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인 공시 대상 기업집단(대기업집단)의 동일인 지정 결과를 발표하며 정 회장을 현대차그룹 동일인으로 확정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2월 총수를 정의선 회장으로 교체해달라는 신청서를 공정위에 제출했다. 공정위는 "인공지능(AI)등 신기술·신산업 출현, ESG(환경·사회·지배구조)라는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 대두 등 급변하는 상황에 맞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임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매년 5월1일 전까지 공시 대상 기업집단의 동일인을 지정해 발표한다. 동일인은 기업에 대한 사실상 지배력을 행사하는 자로 매년 정확한 지정자료를 제출할 의무가 있으며 사익편취 규제 등 경제력 집중 제 시책 위반의 최종 책임자가 될 수 있다.

공정위는 이번 동일인 지정과 관련해 △외형상 지배력 △실질적 지배력 △기타 고려사항 등을 감안해 심사했다. 외형상 지배력을 보면, 정의선 회장은 지난 2020년 10월 14일 현대차 등 주력회사의 회장으로 취임했다.

또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회장으로 취임했다. 정몽구 명예회장으로부터 현대차(5.33%), 현대모비스(7.15%) 등 주력회사에 대한 의결권도 넘겨 받았다.

이 밖에 △회장 취임 후 임원 변동 △계열사(현대오트론·현대오토에버·현대엠엔소프트) 합병 △미국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결정 등 실질적 지배력 행사로 경영상 변동을 이뤄낸 점도 동일인 지정의 핵심 요소로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최근 정몽구 명예회장이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 공정위는 같은 이유로 이날 효성그룹의 동일인도 조석래 명예회장에서 조현준 회장으로 변경했다.

공정위는 기타사항으로 현 총수인 정몽구 회장의 고령의 나이(84세)를 감안했다. 건강상태 등을 비춰볼 때 경영복귀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 됐다. 실제 정몽구 명예회장은 2020년 현대차, 지난 3월 현대모비스 등 주력 회사의 사내이사에서 모두 사임했다.

통상 공정위는 기존 동일인이 사망하거나 의식불명에 빠졌을 때에 한해 동일인을 변경해 왔지만 그의 나이와 건강상태를 고려해 이같은 총수 변경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총수 변경으로 ‘정의선 체체’는 한층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전환 행보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임직원 타운홀 미팅에서 "현대차그룹 미래 사업의 50%는 자동차, 30%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20%는 로보틱스가 맡게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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