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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기업
이재용 밀어준 삼성家···가족 화합·경영권 강화 '황금분할'

<이재용 부회장, 물산·생명 지분 늘려 전자 지배력 높여>

이재용 중심으로 물산→생명→전자 경영체제 탄력

생명 지분 절반 받으며 '그룹 경영권 승계' 상징도

이부진 사장, 생명 지분 7% 확보…개인 2대주주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보유했던 삼성생명 지분의 절반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상속된 것은 경영권 승계자인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삼성가(家)의 결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가장 가치가 높은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유족들이 법정 비율대로 나눠 가져 각자의 재산권을 최대한 지켜냈다. 유족들이 이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면서도 각자의 상속 재원 등을 확보하는 원만한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해석된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삼성 지배구조의 핵심 연결 고리이나 이 부회장의 지분이 0.06%에 불과해 취약한 부분으로 여겨져왔다. 하지만 이번 상속으로 이 부회장의 지분은 10.44%까지 높아져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는 삼성의 지배구조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것이 재계의 분석이다.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는 19.3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이고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는 이 부회장(17.97%)이다. 결국 이번 상속을 통해 ‘이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삼성의 지배구조에서 이 부회장의 지배력이 크게 강화된 것이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을 8.51%나 보유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에 더해 이번 상속으로 삼성전자 지분 1.63%를 직접 보유하게 됐다. 아울러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삼성생명 지분 6.92%를 확보해 개인 2대주주에 올랐다.

재계에서는 이번 상속에 앞서 이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 전체 또는 상당수를 이 부회장이 상속받는 방향으로 유족들이 합의하지 않았겠느냐는 전망이 있었다. 이는 이 회장이 보유했던 삼성생명 지분이 삼성전자 지배력을 위해서뿐 아니라 ‘삼성 경영권의 승계’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 역시 선대인 이병철 전 회장으로부터 삼성생명 지분을 물려받아 삼성그룹 매출액의 70% 이상을 도맡는 삼성전자를 지배했다. 이번 상속 과정에서도 과거 삼성가 경영권 승계 공식이 일정 부분 그대로 활용된 것으로 해석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생명 지분 50%가 이 부회장에게 집중된 것은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을 비롯한 가족들이 이 부회장의 경영을 돕기 위해 양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이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 절반을 가져가는 대신에 토지나 미술품 등 다른 유산들을 동생들에게 더 양보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가장 배당 여력이 크고 미래 가치가 높은 삼성전자 지분은 유족에게 법정 비율대로 고루 분배됐다. 홍 전 관장에게 9분의 3, 이재용·이부진·이서현에게 각각 9분의 2씩 상속된 것이다. 이번 상속으로 삼성가의 삼성전자 지분은 이재용(1.63%), 이부진(0.93%), 이서현(0.93%), 홍라희(2.30%)로 변경됐다.



이는 총 12조 원이 넘는 상속세 재원 마련을 포함해 유족 각자의 재산권을 최대한 지켜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앞서 총 13조 원이 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했는데 최대주주인 총수 일가가 받은 배당금만 총 1조 342억 원이다. 유족들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이 향후 수년에 걸쳐 납부할 각자의 상속세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셈이다. 아울러 이 회장의 삼성물산과 삼성SDS 주식도 법정상속 비율에 따라 홍 전 관장이 9분의 3, 세 남매가 각각 9분의 2를 받기로 했다.

이에 앞서 재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지분까지 이 부회장에게 몰아주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삼성전자 지분 가치가 총 15조 원이 넘는 것을 고려하면 ‘안정적 유산 분배’라는 원칙에서 볼 때 처음부터 현실적이지 않은 방법이었다는 분석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상속이 이 부회장 중심의 안정적인 경영을 이루면서도 가족 간 우애를 돈독히 하는 ‘황금비율’로 이뤄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회장이 보유했던 삼성생명 지분을 이 부회장이 50% 상속해 이 부회장 중심의 경영이 안정적으로 가능해졌고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에도 리스크가 전혀 발생하지 않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가족 개개인의 의사를 종합적으로 반영하고 가족 간 원만한 합의에 의해 결정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명실상부하게 경영권을 물려받은 이 부회장이 여전히 수감 중인 것이 삼성의 뼈아픈 현실이다. 경영권 승계자인 이 부회장이 옥중에 있는 이상 공격적 경영이나 대규모 인수합병에 나서기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재계와 종교계 등을 중심으로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론이 수면 위로 떠올랐으나 정치권의 반응은 여전히 시큰둥하다.

한편 삼성가는 이날 대리인을 통해 용산세무서에 이 회장의 상속세를 신고·납부했다. 유족들은 총 12조 원 이상의 상속세를 연부연납 제도로 오는 2026년까지 6회에 걸쳐 납부한다. 이날 납부한 상속세는 총 2조 원가량으로 보유 예금과 금융기관 차입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홍우 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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