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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소비자물가 29개월 만에 2%대 급등

정부, '일시적' 선긋지만 물가목표치 상회로 시장 불안 우려

농축산물에서 가공식품, 공산품 가격 등 전방위 상승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이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5차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겸 코로나 정책점검회의 겸 한국판뉴딜 점검 TF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4월 소비자물가가 2018년 11월(2.0%) 이후 29개월 만에 한국은행의 물가 목표치인 2%를 상회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기저 효과 때문으로 ‘일시적’이라고 미리 수습에 나섰지만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 금융시장 불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책점검회의에서 “지난해 2분기 코로나19 영향으로 물가 수준이 이례적으로 낮았던 점이 기저 효과로 작용해 4월 소비자물가가 일시적으로 2%를 상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은 4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5월 4일 공식 발표할 예정인데 고위 경제 관료가 주요 내용을 먼저 흘리는 사례는 매우 드문 일이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5월 -0.3%를 기록하는 등 1년 전만 해도 디플레이션을 걱정할 만큼 낮은 수준을 보였지만 올 들어 3월부터는 국제 유가 등 원자재값이 고공 행진을 벌이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부상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3월 국제 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1.5% 오르는 등 두 달 연속 1%대를 나타냈는데 급기야 4월 들어 2%대까지 오르는 셈이다.

3월 물가는 품목별로 보면 파 값이 305.8% 폭등하고 사과(55.3%), 고춧가루(34.4%), 달걀(39.6%) 등이 크게 올라 농축수산물이 13.7% 뛰었다. 국제 유가 상승 여파로 공업 제품 물가는 0.7%로 1년 만에 처음 플러스로 전환했다. 물가에 기저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도 1%대로 올라섰다.



사실상 제로 금리에 과도하게 풀린 시중 유동성과 경기 회복 기대감이 확산되는 와중에 정부가 억누르고 있는 공공요금도 불안 요인이다. 특히 지난해 2분기가 물가상승률이 낮았던 만큼 올해 2분기는 계속 2%대가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민간 소비 등이 3월부터 반등세를 보이고 있어 공급에 이어 수요 측면의 물가 상승까지 덮치면 시장 금리 등이 오르며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이 차관이 이날 2%대 물가상승률을 미리 예고한 것도 시장 불안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처한 것이라는 분석이지만 정부가 시장을 흔드는 ‘오럴 리스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 차관은 “연간 전체로는 물가 안정 목표인 2%를 상회할 가능성은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일시적 물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기대로 이어지지 않도록 생활물가 안정 노력을 지속하고 공공요금의 안정적 관리 및 가공식품 업계와의 소통 강화를 통한 인상 시기 분산 등 분야별 물가 안정 노력을 선제적으로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세종=황정원 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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