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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씁쓸한 1주년 성적표…롯데온, 이베이 품고 반전 드라마 쓸까[백주원의 리셀]

롯데온 이용화면/사진 제공=롯데쇼핑




“그래도 재계 서열 5위가 하는 건데 잘하겠죠” 딱 1년 전 이맘때인 2020년 4월 28일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슈퍼·롯데닷컴·롭스·롯데홈쇼핑·롯데하이마트 등 계열사 7개 쇼핑몰을 통합한 온라인 쇼핑 플랫폼 ‘롯데온(ON)’이 문을 열었습니다. 유통판 ‘넷플릭스’를 표방하며 야심차게 출범했죠. 하지만 출시 첫날부터 서버 접속 장애가 터지고 말았습니다. 단 한 번의 실수로 치러야 하는 대가는 컸습니다. 업계의 기대와 달리 이용에 불편함을 느낀 소비자들은 롯데온을 떠났고, 그 사이 쿠팡과 네이버쇼핑 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를 업고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롯데온은 어떤 모습인지, 과연 2023년 연간 거래액 20조 원 달성이라는 목표는 아직 유효한지 살펴봤습니다.

성장했지만 타 플랫폼 대비 갈 길 멀어




롯데온은 지난 1년 동안 분명 성장했습니다. 특히 행사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죠. 론칭 1주년 기념 할인행사인 ‘롯데온세상 새로고침’ 첫날인 지난달 26일 롯데온 방문자 수는 평소보다 5배 이상 많았다고 합니다. 특가 행사를 진행했던 순간에는 트래픽이 평소 대비 8배 증가하기도 했죠.

1년 사이 매출액과 입점 판매자 수도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2배 증가했다는 2만여 명의 판매자 수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수(45만 명)의 5%도 채 되지 않습니다. 이용률을 나타내는 월 활성 이용자 수(MAU)도 마찬가지입니다. 론칭 당시인 지난해 5월 96만 명이었던 MAU는 올해 3월 기준 136만 명으로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쿠팡의 MAU는 1,968만 명에서 2,503만 명으로, SSG닷컴은 139만 명에서 172만 명으로 늘었습니다. 성장하긴 했지만 다른 플랫폼들의 성장세에 비해 아직 부족한 거죠.

거래액도 롯데온은 지난해 7조6,000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네이버쇼핑(28조 원), 쿠팡(22조 원)에 비해 작고 귀엽습니다. 이대로라면 롯데쇼핑(023530)이 롯데온 출범 당시 목표로 제시한 ‘2023년 거래액 20조 원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입니다.

롯데홈쇼핑 등 계열사 통합도 여전히 난항


롯데온 론칭 1주년 기념 행사 '롯데온세상 새로고침'/사진 제공=롯데쇼핑


출범 초기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계열사 통합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롯데홈쇼핑이 대표적입니다. 롯데홈쇼핑의 법인명은 ‘우리홈쇼핑’으로, 2007년 롯데에 인수된 후 채널명은 롯데홈쇼핑으로 바꿨으나 아직 법인명은 못 바꾼 상태입니다. 법인명에 롯데가 없어서일까요. 그동안 롯데홈쇼핑은 롯데와 ‘거리두기’를 하려는 모습을 종종 보여왔습니다. 특히 롯데홈쇼핑은 대규모 할인 행사를 별도로 진행합니다. 롯데온 론칭 1주년 기념 할인행사인 ‘롯데온세상 새로고침’에 롯데홈쇼핑은 참여하지 않았죠. 오히려 ‘대한민국 광클절’이라는 별도의 대규모 할인 행사를 3일 먼저 진행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롯데 색깔을 완전히 지운 별도의 라이브커머스 애플리케이션 ‘와이드’를 론칭했습니다. 롯데온에서 ‘온라이브’라는 라이브커머스를 운영 중임에도 말이죠. 업계에서는 “롯데 계열사들 스스로 롯데온의 경쟁력이 낮다고 보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옵니다. 실제 지난 3월 롯데자이언츠 정규시즌 입장권도 롯데온이 아닌 롯데홈쇼핑의 ‘모바일TV(현 엘라이브)’를 통해 판매했습니다. 롯데자이언츠가 롯데온 MAU의 두 배 수준인 롯데홈쇼핑을 선택한 거죠. 롯데하이마트도 ‘하트라이브’라는 이름의 라이브커머스를 따로 운영 중입니다.



신임 사령탑 선임…이베이 인수로 돌파구 마련 나서


나영호 롯데온 대표 부사장/사진 제공=롯데쇼핑


더는 밀릴 수 없다는 절박함이 있었던 걸까요. 롯데쇼핑은 최근 롯데온의 새 수장으로 나영호 전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을 영입했고, 대표직을 전무급에서 부사장급으로 격상했습니다. 롯데온 자체 서비스 개선에도 나섰습니다. 배송 도착 예정일 안내 서비스를 도입하고, 편리한 상품 검색이 가능하도록 상세 필터 기능도 강화했습니다. 또 올해 안에 식재료 전문관인 ‘푸드온’과 패션 전문관인 ‘스타일온’ 등을 선보이며 경쟁력을 키운다는 목표입니다.

몸집을 키우기 위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도 적극적입니다. 보유하고 있던 자산들을 매각하면서 현금 확보에 나선 거죠. 지난해 11월 롯데쇼핑은 5개 점포 및 물류센터 토지를 롯데리츠에 양도해 약 7,300억 원을 확보했고, 이를 포함해 지난해 기준 롯데쇼핑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9,132억 원입니다. 여기에 롯데쇼핑은 지난달 롯데물산에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 지분 전량을 8,300억 원에 매각하면서 총 2조7,000억 원대의 실탄을 마련했습니다.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이 약 5조 원대로 거론되고 있으니 벌써 절반 이상을 확보한 셈이죠. 외부 자금을 조금만 더 조달하면 이베이코리아 인수에는 무리가 없을 거라는 게 업계 전망입니다.

이밖에 롯데쇼핑은 최근 ‘중고나라’ 지분 인수를 위해 설립한 사모펀드(PEF)에 재무적 투자자(FI)로 깜짝 등장, 200억~300억 원을 투자하며 중고거래 시장 진출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아직은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롯데온. 업계에서는 롯데온만의 ‘킬러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계속 나옵니다. 과연 롯데온이 지금까지의 부진을 뒤로하고 제대로 ‘새로 고침’ 할 수 있을지,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을지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백주원의 리셀(Resell)’은 시시각각 급변하는 유통 업계의 이야기를 알기 쉽게 쏙쏙 재정리해 보여드리는 코너입니다.

/백주원 기자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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