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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소득주도성장을 폐하라!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




“우리 경제는 코로나 위기 이전 수준을 당초 전망했던 것보다 한 분기 앞당겨 회복했습니다. 경제성장의 정상 궤도에 올라섰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국은행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받아든 문재인 대통령의 말씀이다. 우리 경제가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니 문 대통령으로서는 감회가 깊을 수밖에 없다. 그즈음은 문 대통령이 “우리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선언했던 때이니 오죽하겠는가. 그런데 기억하는지 모르지만, 문 대통령에게 “거지 같아요”라며 반찬 가게 주인이 울먹인 게 그 무렵이다. 반찬 가게 주인은 문 대통령에게 이렇게 물었다. “어떻게 된 거예요?”

문 대통령은 임금을 올리면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생활 수준이 높아져 소비가 늘어나고 경제도 좋아질 것이라고 약속했다. 소득 주도 성장이다. 그래서 최저임금을 올렸다. 그런데 지난해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한 근로자는 319만 명이다.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역대 첫 번째가 2019년이고, 역대 세 번째가 2018년이다. 비정규직도 없앤다고 했다. 그런데 지난해 비정규직 근로자는 742만 명이다.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이 또한 역대 첫 번째가 2019년이고, 역대 세 번째가 2018년이다. 나랏돈을 투입해서 일자리도 만들었다. 그런데 늘어난 것이라고는 오로지 60세 이상 어르신들의 아르바이트 일자리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민간의 활력이 꺼져간다. 2018년 4분기 이후 2년이 넘어가도록 우리 경제에서 민간의 기여도는 정부의 기여도를 한참이나 밑돌고 있다. 2020년이야 아예 마이너스 성장이니 말할 것도 없고,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최악이었던 2019년 경제성장률 2% 또한 4분의 3은 나랏돈을 쏟아부어 끌어올린 것이다. 그렇다. 이게 코로나 이전 수준의 우리 경제다. “거지 같아요”라던 우리 경제의 민낯이다. 그런데도 다시 그 시기로 돌아갔으니 경제성장의 정상 궤도에 올라섰다고?

‘더닝 크루거(Dunning Kruger) 효과’라는 게 있다. 능력이 부족한 탓에 잘못된 결정을 내려 잘못된 결과를 만들어놓고도 역시 능력이 부족한 탓에 무엇이 잘못인지조차 알아차리지 못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한국은행이 1분기 GDP 속보치를 발표한 다음 날, 대통령 직속 소득주도성장특위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문재인 정권 4년 동안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을 기조로 소득이 늘고 노동시간이 줄어드는 등등 구체적 성과를 거뒀단다. 이 정도면 소득 주도 성장은 정책이라고 부를 수도 없다. 차라리 집념이라고 해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은 기적과도 같은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누구도 이 눈물겨운 성취를 빼앗을 권리는 없다.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나라”에 살고자 할 대한민국 국민은 없다. 소득 주도 성장부터 폐하라. 남은 시간은 겨우 1년일 수도, 무려 1년일 수도 있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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