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대선 주자들이 ‘2030세대’ 표심을 확보하기 위해 세계 여행 자금에 이어 군 전역 뒤 사회 출발 자금까지 현금성 공약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4·7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뒤 청년 세대를 대변하지 못했다는 자기반성 속에 청년 정책을 찾는 과정의 일환이지만 지나친 포퓰리즘적 공약으로 일관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5일 군 복무를 둘러싼 남녀 평등 이슈와 관련해 “모병제를 단계적으로 확대해가는 것이 지금 단계에서는 가장 합리적 해법”이라고 밝혔다. 전날 녹화한 유튜브 ‘이낙연TV’ 대담에서 “20대 남성들에게 ‘여성들이 같이 징집되는 것을 정말로 원하느냐’고 물어보니 그것까지는 아니라는 대답이 많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의무 복무를 한 남성들에 대해서는 위헌 판정이 난 군 가산점을 대신할 인센티브를 주자고 제시했다. 이 전 대표는 “징집된 남성들은 제대할 때 사회 출발 자금 같은 것을 한 3,000만 원 장만해서 드렸으면 좋겠다”며 “제대 후 나아가고자 하는 분야에 도움이 될 만한 부대에 배치하는 등 군 복무가 인생에 보탬이 되도록 배려하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이른바 2030세대 표심 가운데서도 민주당에서 이탈이 극심한 이른바 ‘이남자(20대 남자)’를 돌려세우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지사는 전날 경기도청에서 이뤄진 고졸 취업 지원 업무협약식에서 “대학을 안 가는 청년에게 세계 여행비 1,000만 원을 지원하면 어떠냐”며 대학 진학만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년 문제와 관련해 언제나 가진 고민이 왜 실력에 따라 평가받지 않고 차별하는지에 대한 것”이라며 “형식적인 학력 등을 갖고 임금 차별을 하니 국가 역량도 손실이 있고, 재정적인 부담도 커지고, 어찌 보면 개인으로서 인생을 낭비한다는 측면도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이어 “4년 동안 기술을 쌓고 노력한 결과가 4년 동안 대학 다닌 사람의 보상과 별반 다를 게 없거나 나을 수 있다는 믿음만 있다면 우회로를 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청년들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모든 국민에게 신생아 때부터 20년간 지원금을 적립해 스무 살이 되면 1억 원을 지급하는 ‘미래씨앗통장’을 대선 공약 1호로 제시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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