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피해가 저소득층에 집중되면서 소득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특히 홀로 아이를 키우는 여성을 중심으로 소득이 크게 감소하면서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육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0일 한국은행의 ‘코로나19가 가구 소득 불평등에 미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2~4분기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17.1% 감소했다. 2분위(-5.6%), 3분위(-3.3%), 4분위(-2.7%), 5분위(-1.5%) 등 중·고소득층에 비해 소득 하위 계층일수록 벌이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저소득층과 중위소득층의 소득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하위 10% 소득 대비 중위소득 배율은 지난 2019년 2~4분기 평균 5.1배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5.9배로 상승했다. 송상윤 한은 조사국 과장은 “실업이나 구직 단념으로 비취업 가구로 전환한 고용 충격과 취업 상태가 유지되고 있지만 소득은 줄어든 소득 충격이 복합적으로 발생하면서 불평등이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저소득층인 1분위 소득 감소 요인의 36.2%는 실업과 같은 고용 충격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은 가구주와 배우자가 30~54세인 핵심 노동연령층에서 46.3%까지 상승한다. 저소득층 중에서도 노동력 공급 핵심 계층에 고용 충격이 집중됐다는 의미다. 가구주가 여성이면서 미성년 자녀가 있는 유자녀·여성 가구의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육아 부담이 클 뿐 아니라 사람 간 접촉이 많은 고대면 직종의 재택근무가 쉽지 않아 육아 부담이 더욱 가중됐다.
취업 상태가 유지되고 있는 가구 소득을 봐도 소득 1분위 가운데 고대면 일자리에 종사하는 자영업 가구, 유자녀·여성 가구의 소득 감소가 중·하위소득 간 격차 확대 요인으로 작용했다. 고대면 일자리에 종사하는 유자녀·여성 가구 소득은 23.1% 감소하면서 이외 가구(-16.4%) 대비 소득 감소 충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송 과장은 “여성 유자녀 가구는 고용 충격과 소득 충격에 모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여성 가구의 경력 단절로 이어져 장기적으로 성별 소득 불평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육아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조지원 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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