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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은행
한국씨티銀 소매금융 매각서 드러난 'K-금융 민낯'

■소매금융 '통매각' 지지부진

고임금에 강성 노조 골칫거리

정치 입김 커지며 메리트도 줄어

인수의사 밝힌 금융사 아직 없어

씨티그룹 동남아 법인에만 '눈독'







한국씨티은행의 소매 금융 부문 철수 작업이 ‘K-금융’의 민낯을 드러내며 안갯속을 헤매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이 제시한 ‘통매각’ 방침에 인수 후보로 거론된 금융사들은 일제히 고개를 가로젓는다. ‘관치 금융’ ‘정치 금융’의 입김이 날로 커지는 국내에서 갈수록 소매 금융의 메리트가 줄어들고 있어서다. 게다가 강성 노조, 호봉제와 퇴직금 누진제 등 유연하지 못한 고용 문화 등이 외국계 은행으로 보기 힘들 정도로 글로벌 기준에 못 미친다는 판단이 나온다. 씨티그룹 본사가 동시에 내놓은 동남아시아 시장 매물에만 국내 주요 금융지주가 눈독을 들이는 이유만 봐도 한국 금융시장의 매력이 얼마나 떨어지는지 알 수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이 최우선 순위로 설정하고 진행하는 소매 금융 전체 매각에 아직까지 인수 의사를 밝힌 곳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외국계 은행, 지방 금융지주 등은 한목소리로 “지금 상황에서는 관심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른 주요 금융지주들도 “국내 시장에서 인수자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국내 금융산업 전반이 성장하고 있지만 소매 금융 부문은 갈수록 후퇴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 금융지주 계열사의 수장은 “수익성은 갈수록 줄어드는데 금융 당국과 정치권의 간섭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소매 금융 분야는 은행 내에서도 비중이 축소되고 있는 만큼 지금보다 규모를 키울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주요 금융지주는 은행보다 비은행 분야의 수익성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전통 은행일수록 자산관리(WM)나 기업금융(IB) 등의 분야를 육성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 등을 강조하며 소매 금융은 은행 내 위상이 낮아지는 추세다.



국내 금융권의 약점으로 꼽혀온 경직된 고용 문화도 한국씨티은행 매각의 발목을 잡고 있다. 과거 한미은행 시절부터 강성으로 분류된 노동조합은 지난달 금융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한국씨티은행의 소매 금융 출구 전략 과정에서 노조 참여를 보장하고 전 직원의 고용 승계를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기준 한국씨티은행 직원의 평균 연봉은 1억 1,200만 원으로 은행권 최고 수준이고 업계에서 대부분 사라진 퇴직금 누진제도 남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직원의 고용 승계가 조건이라면 이를 감당할 곳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한국씨티은행 소매 금융 부문이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는 것과 달리 주요 금융지주는 씨티은행의 동남아 법인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아직까지 씨티그룹이 구체적 매각 계획을 밝히지 않았지만 태국·베트남·인도네시아 등의 현지 법인 인수 효과나 가능성 등을 다각도로 조사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호주 ANZ의 베트남 법인을 인수하며 진출을 확대한 베트남 법인이 수익을 내고 있는 만큼 추가 기회를 검토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부코핀 은행 지분 67%를 인수하는 등 현지 시장 강화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당국에서도 은행 자본 건전성을 높이려는 생각이 있어 자본력이 큰 KB가 진출하는 것에 우호적인 상황이다.

동남아 역시 소매 금융의 수익률이 낮아지고 있지만 지난해 9월 말 기준 동남아 지역 법인의 평균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76%로 해외 국가들 중 가장 높은 편이다. 국내 금융사가 현지 은행뿐 아니라 소액 대출 업체나 저축은행 등으로 진출하면서 평균 대출 취급 금리가 높고 신용 수요도 풍부해 높은 여신 성장률을 보이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소매 금융 시장에서는 아직 10~20년은 충분히 수익을 더 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걸림돌도 있다. 동남아시아 씨티은행 법인을 이수하려면 은행과 카드 라이선스를 보유해야 하고 고객의 살아 있는 계좌를 받아야 하는데 전산과 시스템을 떼어내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씨티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싱가포르 법인으로부터 수수료를 내고 이용하고 있다가 점차적으로 넘겨 받는 식으로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수 기자 bright@sedaily.com, 임세원 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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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부 김광수 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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