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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오른 것이 없네” 가전업계도 조선업계도 울상…공급사와 극한 대립도

가전업계, 철강·레진·구리값 상승에

사업보고서마다 원재료 상승언급

매입단가 협상에 판매가 조정 나서

자료사진/서울경제DB




지난해 역대급 실적으로 팡파르를 울렸던 가전 업계가 올 상반기 본격화된 ‘원자재 쇼크’ 탓에 울상이다.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는 소비자와 약속한 출고가를 바꾸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원재료 가격에 각종 프로모션 등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1분기 분기 보고서에 생활 가전과 TV 등 주요 제품의 원재료 가격이 급격히 상승한 상황을 상세히 기록했다. 양사가 언급한 원재료는 서로 달랐지만 경영에 부담이 될 정도로 눈에 띄는 가격 상승이 있었다는 메시지는 동일했다. 종종 사업보고서에서 원재료 시황을 다루기는 하지만 이번처럼 원재료별 상승 비율까지 상세히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가전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안 오른 것이 없다고 할 정도로 원재료 전반적으로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제조 원가에 상당한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가전 업계는 가전의 뼈대와 외관을 이루는 철강 가격이 지난 1분기 각국의 경기 부양에 자극 받은 건설·소비 수요 탓에 크게 올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LG전자는 사업보고서에 철강 원자재 평균 가격은 지난 1분기 지난해에 비해 7.5%, 플라스틱 사출 금형 과정에 투입되는 레진은 같은 기간 7.4% 뛰었다고 명시했다. 구리는 같은 기간 4.0%, LCD TV 패널은 28.0% 상승했다고 적었다. 삼성전자는 그간 CE(소비자가전) 원재료로 TV·모니터 디스플레이 패널만 적었으나 올해 1분기만큼은 철강을 구입하는 데 총 3,395억 원을 투입했다고 적었다. 가전에 주로 들어가는 용융아연도금(GI) 강판이나 스테인리스 강판 값이 워낙 크게 올라 구매 담당 실무 직원부터 최고경영자(CEO)까지 원재료 가격을 주시하는 상태를 드러내는 단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에 국내 가전 업계는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미 일부 품목의 판매 가격을 조정한 곳도 있다. 원재료 공급사와의 협상을 통해 매입 단가를 최대한 낮추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삼성·LG 모두 제품을 처음 출시했을 때 시장에 제시한 출고가는 변경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A사 관계자는 “가전 외관에 사용되는 강판은 철강 회사와 분기 단위로 공급가격을 정하고 있으며 철강 가격 상승은 올해 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라며 “일부 제품의 판매 가격 조정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 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츠(DSCC)는 LCD 가격 상승세도 올해 2분기부터 둔화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거두고 올 3분기까지 강하게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4분기 LCD 패널 가격은 전 분기 대비 27% 올랐고 올해 1분기에는 14.5% 상승했다.

후판값 놓고 철강 VS 조선 대립...물량 고의로 줄였다 의혹까지

후판價 10년만에 100만원 돌파

조선업계 "후판 1%, 영업익 2% "

협상 앞두고 업계 날선 신경전



자료사진/연합뉴스


선박 원가의 20%가량을 차지하는 후판가가 치솟자 조선업계와 철강업계가 극한 대립을 빚고 있다. 조선업계에서는 철강업체들이 고의로 후판 공급을 줄여 가격 인상을 꾀한다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19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이달 철광석 가격은 톤당 211.67달러로 지난해 5월(91달러) 대비 2.3배나 뛰었다.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오르며 철강 제품 값도 급등했다. 철강업체들은 올 들어 원가 상승분을 철강 제품에 매월 반영 중인데 선박 제조에 필요한 후판은 지난달 말 110만 원대에 거래됐다. 지난달 후판가는 지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100만 원을 돌파했다.

후판가가 치솟자 조선업계는 수익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통상 조선업계는 발주사와 1년~1년 6개월 전 계약을 맺을 당시 후판 가격을 바탕으로 계약을 체결한다. 그러나 최근 1년 사이 후판가가 급등하며 조선업계는 원가 부담에 한숨짓고 있다. 후판가격은 선박 제조 원가의 20%가량을 차지한다. 후판 가격이 1%가량 오르면 조선사의 영업이익이 2%가량 하락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철강업체들은 조선 업황이 2010년 이후 장기간 부진하자 후판가를 인상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 지난해 말 철광석 가격이 급등하고 조선업계에 수주 훈풍이 불며 후판가를 올리기 시작했다. 올 상반기 후판가는 톤당 10만 원을 올리는 선에서 정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반기 후판가를 결정하는 협상은 이달 중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협상을 앞두고 업계에서는 치열한 기 싸움이 오가고 있다. 조선업계에서는 철강업계가 가격 상승을 위해 후판 공급량을 조절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철강업체들의 후판 생산량과 수출량을 보면 평년보다 감소했다”며 “설비를 100% 가동해 공급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설명과 배치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수익성이 떨어지는 후판보다는 열연 등 고가에 팔 수 있는 철강재를 생산한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조선업계는 후판 추가 생산과 수출 물량의 내수 전환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철강업체들은 과도한 설비 가동은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맞서고 있다.

/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 서종갑 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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