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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섣부른 기대보다 북핵 폐기 의지 확인이 먼저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4일 언론 인터뷰에서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남북 관계뿐 아니라 북미 관계의 대화를 재개하고 평화를 향해 한발 나아갈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이 조성됐다”고 평가하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판문점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 문제를 정부 측과 긴밀히 협의해가겠다”고 말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SNS에 “회담 결과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고 쓰더니 당정청이 하나같이 고무된 모습이다. 내친걸음에 대북 인도적 지원을 넘어 남북정상회담까지 추진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하지만 어설픈 무리수가 큰 낭패를 부를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당장 미국의 입장만 봐도 장밋빛 환상에 빠질 때가 아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환상도 없다”고 했다.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동 추진 여부를 묻는 질문에 “(북한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인다면 만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3일 세심하고 조율된 외교 준비를 마쳤음을 강조하면서도 “공은 북한 코트에 있다”며 다시금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은 북핵 협상에 앞서 북한의 태도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밝혔다. 특히 공동성명에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의 완전한 이행’이라는 문구를 담은 것은 대화를 위해 제재를 완화했다가 북핵 개발의 기회만 줬던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우리도 섣부른 기대를 접고 북핵 폐기 의지부터 확인해야 할 것이다. 단계적 북핵 동결의 대가로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식의 쇼를 벌여서는 안 된다. 공동성명에서 밝힌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협력한다는 데 동의한다’는 다짐을 즉각 실천하고 그동안 중단됐던 한미 연합 군사훈련도 정상으로 돌려놓아야 한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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