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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지도를 읽는 자, 향후 100년을 이끈다

■부와 권력의 비밀 지도력

김이재 지음, 쌤앤파커스 펴냄





구한 말, 자신이 거지의 사주팔자이며 관상마저 최악임을 알고 좌절했던 한 청년이 있었다. 그런 그의 운명은 감옥에서 세계지리 공부에 열중하며 달라졌다. 청년은 출옥 후 국내 각지를 여행하며 동지를 모았고, 중국 상하이에 임시정부를 세워 항일 투쟁에 나섰다. 일제 탄압이 심해지면 중국 내에서 임시정부의 수도를 옮겨가며 독립운동의 명맥을 유지했다. 지리적 상상력을 발휘해 자신의 운명은 물론이요, 후대에 생존의 길을 개척해준 그는 민족 지도자 김구다.

신간 ‘지도력’은 이처럼 지리적 상상력을 발휘해 시대를 이끌고 미래를 바꾼 사례를 짚어보며 리더라면 반드시 갖추어야 할 필수 역량인 지도력(地圖力)을 분석한다. “신년에 달력을 보는 사람은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이다. 지도를 읽는 자가 앞으로 100년을 이끌어간다.” 책 말미에 실린 이어령 교수의 말은 300페이지 분량의 글을 관통하는 한 줄이다.

신간은 문명이 막 시작되기 시작한 때부터 코로나 19가 창궐한 최근에 이르기까지 세계사의 흐름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지리의 힘’을 들여다본다. 책은 지리를 단순히 땅이나 국경, 도로 같은 물리적 개념에서 나아가 새로운 질서를 반영한 개념으로 접근한다. 예컨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일찌감치 일본과 미국 실리콘밸리를 넘어 중국, 한국, 말레이시아 등 세계 혁신 기업에 투자해 왔다. 저출산·고령화로 점점 쪼그라드는 일본 시장에만 머무르면 미래가 없음을 일찍이 간파한 것이다. 손 회장은 늘 세계 지도를 펼쳐 놓고 임원들과 경영을 논의하고 투자를 결정하는데, 여기에 자신만의 기준으로 ‘미래 산업 지도’를 그려가고 있는 것이다.



고(故)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이 1973년 삼성전자 회장 취임 당시 거액을 들여 해외 지역전문가 육성에 나선 사례도 소개된다. 당시 삼성전자는 1인당 연 3억 원 가량이 드는 지역 전문가 육성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한 해에 300명을 보낼 경우 800억~900억 원이 소요되는 사업이었다. 막대한 비용을 이유로 주변에서는 만류했지만 이 회장은 이 프로그램을 적극 추진했고, 1990년대 이후 80여 개국에 파견된 5,000여 명의 지역전문가들은 글로벌 삼성의 주춧돌이 됐다. 현장에 가지 않고는 얻기 힘든 현지 정보는 쌓이고 모여 그 지역에 대한 훌륭한 데이터베이스가 됐다.

책은 3부로 구성됐다. 1부 ‘권력의 지도’에서는 지도력에 따라 세계 패권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풀어내고, 2부 ‘부의 지도’에서는 국내외 굴지의 기업과 명품 브랜드가 부의 흐름에 올라타기 위해 지도력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알려준다. 3부 ‘미래의 지도’에서는 성공 투자를 위해 미래의 지도를 어떻게 읽어야 할지 전한다. 1만 6,800원.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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