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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34억 엔'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되면 꼭 알아야 할 21가지, 팩트만 골랐다①

삼중수소와 탄소-14는 ALPS로 제거 못해

월성의 삼중수소제거설비와 ALPS는 근본적으로 달라

ALPS 성능에 대한 의문점 많아 정보 공개 요청 필요







후쿠시마 원전에 쌓인 124톤의 냉각수. 이 물의 배출을 둘러싼 공방이 한창입니다. 한 쪽에선 방사성 물질이 잔뜩 포함된 ‘오염수’의 해양 방류는 절대 안 된다며 반대하고 있고, 또 다른 한 쪽에선 방사성 핵종이 충분히 걸러진 ‘처리수’는 바다에 내보내도 안전하다고 말하고 있죠. 대체 뭐가 맞는 말이냐고요? 뉴스를 아무리 봐도 이해가 되지 않았던 여러분을 위해, 오늘 캠퍼스에서는 꼭 알아야할 21가지 이슈에 대해 팩트만 딱 골라 정리해드리겠습니다.


1. 그럼 일단 해양 방류, 언제 하는 거죠?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해양 방류 방침을 확정한 건 지난 4월 13일입니다. 하지만 해양 방류를 결정했다고 해서 지금 당장 바다에 내다버릴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아직 남은 절차들이 있거든요. 방출을 위한 설비도 지어야 하고, 그 설비에 대한 심사도 진행해야 합니다. 실제로 방류가 시작되는 시기는 빠르면 2022년 여름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요. 그리고 바다에 한 번에 쏟아 붓는 것도 아닙니다. 30년에 걸쳐 조금씩 방류하게 됩니다.

2. 그런데 정확히 뭘 방류하는 거죠? 오염수? 처리수? 냉각수?

오염수, 처리수, 냉각수. 이름이 주는 느낌은 매우 다르지만 사실은 다 같은 대상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후쿠시마 원자로 건물 내부엔 녹아내린 핵연료가 제거되지 못한 채 여전히 남아 있는데요. 그 핵연료 잔해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사고로부터 10년 가까이 흐른 지금까지도 매일매일 바닷물이 냉각수로 투입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냉각수는 각종 방사능 물질에 노출되죠. 사용한 냉각수, 그리고 원자로로 스며든 지하수는 APLS라는 이름의 다핵종제거설비를 거쳐 저장탱크에 보관되고 있는데요. 이 물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붙는 명칭이 달라집니다. 한 쪽에선 이 물을 ‘오염수’라고 부릅니다. APLS를 거치더라도 모든 방사성 물질이 완벽히 제거되는 게 아니거든요. 사용한 냉각수에 삼중수소, 탄소-14 등 ALPS로 거를 수 없는 핵종이 포함되어 있기도 하고요. 반면 일본 정부는 이를 ‘처리수’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정화 작업을 거친, 더 이상 방사능에 노출되지 않은 물이란 뜻으로요.



3. 오염수에 들어있는 방사능 물질들엔 어떤 게 있는 거예요?

오염수에는 60가지가 넘는 방사성 물질이 포함되어 있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중 가장 자주 거론되는 물질엔 (1)트리튬, 즉 삼중 수소, (2)탄소-14, (3)세슘-134와 ?137, (4)스티론튬-90, (5)요오드-129 등이 있는데요. 이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각기 다릅니다. 삼중수소와 탄소-14는 ALPS로 제거할 수 없다는 점에서, 요오드129는 반감기가 엄청나게 길다는 점에서(1500만 년) 문제로 지적되고 있죠. 세슘과 스티론튬은 가동 원자로의 배수에선 일반적으로 검출되지 않기 때문에 문제로 지적되고 있고요.

4. 잠깐! 그럼 다른 원자력 발전소들도 해양 방류 하고 있던 건가요?

맞아요. 한국을 포함해 원전을 운영하는 모든 국가는 국제기준에 기초한 각국의 규제에 따라 방사능 물질을 외부로 배출하고 있어요. “ALPS로 제거할 수 없는 삼중수소를 내보낸다”는 비판에 대해 일본 정부가 “다른 나라도 다 하고 있다!”고 말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인데요. 실제로 각국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지침에 따라 삼중수소 배출 농도 기준치를 각각 정한 뒤 이에 맞춰 바다에 냉각수를 방류하고 있어요. 한국, 미국, 일본 세 국가를 비교해볼게요.

삼중수소 배출 기준은 한국이 리터 당 4만㏃(베크렐), 미국이 3만7천㏃, 일본이 6만㏃이에요. 이에 따라 한국은 매년 200조㏃, 미국은 1,720조㏃ 상당의 삼중수소를 바다로 내보내고 있죠.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폭발 사고 이전엔 연간 370조㏃ 수준이었는데요. 사고 이후엔 원전 가동 자체를 대폭 줄이면서 110조㏃로 낮아진 상태예요. 현재 후쿠시마 원전에 저장 중인 오염수에는 860조㏃ 상당의 삼중수소가 포함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요. 일본 정부는 이를 일본 기준치의 1/40. 즉 1,500㏃까지 희석해 매년 22조㏃을 수십 년에 걸쳐 방출하겠다는 입장이에요.



5. 생각보다 적은 양인데요, 그럼 안전한 것 아닌가요?

하지만 아까 말했듯, 세슘, 스티론튬 등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는 원자로에서는 삼중수소 외에 배출되지 않는 핵종들이 다량 포함되어 있어요. 녹아버린 핵연료와 ‘직접적으로’ 접촉했다보니 일반적인 냉각수와는 다른 차원에서 봐야한다는 입장이 나오는 이유예요. 심지어 일본은 핵종이 정확히 몇 가지나 포함되어 있는지, 어떤 핵종들이 포함되어 있는지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지 않다는 비판도 받고 있습니다. 삼중수소처럼 ALPS로 제거되지 않는 탄소-1 4종이 포함된 사실도 2020년 8월에야 인정했습니다.

6. 월성처럼, 삼중수소제거설비를 사용할 순 없을까요?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

다른 설비고요. 우리나라 월성에 삼중수소 제거설비가 있는데, 그 제거 설비는 뭐냐면요. 원자로 안에 있는 물, 그 안에 삼중수소 농도가 엄청 높거든요. 원자로 안에 있으니까요. 그 안에서 삼중수소 농도를 추출하기 위한 용도에요. 소량의 아주 높은 농도의 삼중수소를 추출하기 위한 설비입니다. 하루에 100kg 정도의 물을 처리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후쿠시마에 저장돼있는 오염수는 삼중수소 농도가 굉장히 낮아요. 양이 많고요. 그래서 월성에 있는 설비를 가지고 처리할 수 있는게 아닙니다. 무선 진공청소기 들고 우리나라를 한 번 청소해보겠다고 나서는 거랑 똑같은 건데, 불가능하단 뜻이죠.

7. 일본은 ALPS 관련 조사 보고서를 수차례 제출 했었습니다. 그럼에도 왜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얘기가 나오는 걸까요?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

대부분 공개가 돼 있습니다. 단 우리가 직접 그걸 측정해본 적은 없기 때문에 검증은 안돼있지만, 공개는 돼있죠. 사실 방사성 물질의 농도라든지, 양이라든지 이런 것은 속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지금 후쿠시마에 얼마만큼의 방사성 물질이 저장이 돼있고, 그걸 방류할 경우 우리나라에 얼마만큼의 영향이 올까 이런 것을 평가하는 데는 충분히 데이터가 공개 돼있죠.

-송진호 원자력연구원 박사-

제가 보기엔 두 가지가 다 있는 것 같아요. 일본은 어쨌든 2013년부터 ALPS를 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ALPS가 처리한다고 주장하는 62개 핵종을 ALPS의 입구(처리하기 직전 상태)에서 그 농도를 재고, ALPS로 다 처리한 다음에 출구에서의 농도를 측정했어요. 그리고 2013년에 그 결과 자료를 발표 했습니다. 그 결과 ALPS가 잘 작동을 해서 이 62개 핵종을 모두 법적인 방류 허용치 이하로 출구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여줬어요.

그렇긴 하지만, 그동안 ALPS가 고장이 난다라던지 잘 작동하지 못한다는 신문기사도 나곤 했습니다. 2019년 일본 도쿄전력이 발표한 자료가 있거든요. 거기를 보면 2013년부터 2019년까지 ALPS를 가동한 이력이 나와요. 이력이 어떻게 나오냐면, 여러 가지 핵종에 대해서 입구에서의 핵종의 농도, 출구에서의 핵종의 농도를 잰 자료를 제공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그 자료를 보면 몇 가지 핵종에 대해서는 입구에서의 농도와 출구에서의 농도, 특히 출구에서의 농도가 법적인 방류 허용치 이상으로 되어있는게 보여요. 그게 뭐 일시적으로 그런 현상을 보이는게 아니고,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일관되게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을 도쿄전력에서 뚜렷하게 설명을 하지 않습니다. 그 얘기는 뭐냐면, ALPS가 잘 성능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에 부지에 쌓여있는 오염수 70%가 여전히 농도가 높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저희가 만약 ALPS 처리 전과 처리 후의 농도에 관한 데이터를 정확하게 많이 공표를 해달라고 일본 정부에 요청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궁금증이나 의심이 많이 없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8. 아까 전에 일반적인 냉각수와 다른 차원이라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

삼중수소, 탄소-14 이런 핵종이 배출되는 것에 대해서는 두 케이스가 다를 게 없어요. 환경으로의 배출을 두 가지를 지키면 되거든요. 첫 번째는 ‘농도’입니다. 농도는 왜냐하면 배출하는 지점, 그 바로 앞에도 물고기는 살고 있고, 생태계가 바로 시작되는 부분이니까. 그 부분에서도 문제가 없어야 돼요. 두 번째는 ‘총량’도 문제가 없을 수준이 돼야하는데 농도가 낮더라도 양이 너무 많으면 영향을 미치는 범위가 커질 수 있다. 그래서 두 가지를 보게 되는데, 주로 농도만 보면 사실 문제는 다 해결이 되는데요. 그 측면에서 월성 원전이나 후쿠시마 원전의 방류수나 희석해서 방류하나는 방식이나 둘 다 안전성에 있어서 문제가 될 일은 전혀 없습니다. 거기서 나가는 삼중수소나, 우리나라 원전에서 나가는 삼중수소나 똑같은 방사성 물질이고요. (배출한다는)총량이나 농도에 있어서도 전혀 문제가 안되는 수준이고, 그러하므로 둘 다 문제가 안된다고 보는 것이 맞겠습니다.

-송진호 원자력연구원 박사-

근본적으로 다르긴 달라요. 뭐가 다르냐면, 가동 중 원전은 방사성 물질이 핵연료 아래 들어있지만 겉을 피복제가 싸고 있어서 (다량의)방사성 물질이 냉각수로 나올 수 없거든요. 그래서 나오는 양과 핵종의 종류가 좀 적고, 근데 그것들이 액체 폐기물 형태로 나오면 희석시키거나 일부 방사성 물질을 제거해서 바다로 방류를 하거든요. 그러니까 (가동 중 냉각수는)기본적으로 핵종의 양과 종류가 적다. 반면에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는 원전에 있는 핵연료가 손상이 됐잖아요. 손상이 됐는데 거기서 공급되는 냉각수로 핵종이 녹아 나오는데 녹아나오는 양과 종류는 굉장히 많아요. 상대적으로. 가동 중 원전과는 비교를 할 수 없죠. 그런데 일본은 그 고농도의 오염수를 ALPS라는 설비를 이용해서 모든 핵종을 제거하는 거예요. 62개 핵종을 제거하면 결국 나온 핵종들은, 핵종의 종류는 가동 중 원전보다 많긴 하겠지만 그 전체가 기여하는 방사선량은 가동 중 원전하고 비슷하게 되도록, 그렇게 방류하겠다고 일본이 그러는 거예요. 그러니까 맨 마지막 결과물은 방사선량으로 볼 때는 거의 비슷하다고 일본이 주장을 하는 거죠.


그럼 그 물질들, 배출되면 어떤 점에서 위험한 건가요? 해양방류가 야기할 수 있는 문제점들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다음 편에서 이어 알아보겠습니다.

▶2편: [영상]'원전괴담' 왜? 후쿠시마 오염수 속 방사성 물질에 대해 꼭 알아야 할 21가지, 팩트만 골랐다②

▶3편: [영상]해양 방류만이 답일까? 후쿠시마 오염수 속 방사성 물질에 대해 꼭 알아야 할 21가지③

/정수현 기자 value@sedaily.com, 정민수 기자 minsoojeong@sedaily.com, 김지윤 인턴기자 wldbs559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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