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을 웃도는 세수 호황으로 올해 국세 수입이 3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당정은 이를 2차 추가경정예산안의 실탄으로 4년 만에 세입을 늘려 잡는 추경을 편성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1분기 국세 수입은 88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9조원 늘었다. 지난해 1분기 극심한 세수 부진이 기저효과로 작용했고, 하반기부터 세수가 늘기 시작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지난해 대비 올해 세수 증가 폭은 2분기에 19조원을 넘어섰다가 3·4분기에는 다소 줄어 연간으로는 19조원 보다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올해 국세 수입이 지난해 국세 수입 285조5,000억원보다 15조원 이상, 올해 세입 예산 282조7,000억원보다 17조원 이상 더 걷힌다는 의미다.
정부는 한해 세입을 추정해놓고 이에 기반해 세출 계획을 마련한다. 세입이 예상보다 많이 들어온다면 추가 지출 재원이 될 수 있다. 올해 세입이 300조원을 넘어선다면 세입 예산(282조7,000억원) 대비 17조원 이상 초과 세수를 의미한다. 1차 추경으로 이미 14조9,000억원을 쓰긴 했지만 초과 세수 규모가 커 2차 추경 편성 재원이 된다.
이미 당청은 한목소리로 2차 추경 띄우기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7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올해 예산을 신속하게 집행하는 동시에 방역 상황과 경제 여건 변화에 곧바로 대처할 수 있도록 큰 폭으로 증가한 추가 세수를 활용한 추가적인 재정 투입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추경 필요성을 시사했다. 이튿날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올해 2차 추경이 마련된다면 우리 경제에 특급 윤활유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박자를 맞췄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28일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브리핑에서 2차 추경 검토 여부를 묻는 질문에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세수 여건 변화 및 하반기 재정 보강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나갈 계획”이라고 답했다.
정부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난 2017년 6월 세수 호황 기조가 이어지자 11조2,000억원 규모의 일자리 추경을 편성하면서 그해 예상 초과 세입 8조8,000억원을 지출재원으로 충당했다. 이번에도 초과 세수를 활용해 세입을 확대하는 증액 추경 절차를 밟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다만 5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자영업 손실보상 지원 등으로 인해 재원 소요가 많은 만큼 재정 투입 방식과 시기에 대해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세종=황정원 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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