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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부동산, 아무것도 하지 마라

양지윤 건설부동산부기자





“도대체 누가 전세가 안정됐다고 하나요. 2,500가구가 훨씬 넘는 신축 대단지인데 전세 매물이 20개가 채 안 됩니다. 그마저도 가격이 몇 달 전보다 몇억은 올랐어요. 지난달 30평대 전세가 8억 원에 계약된 걸 보고 ‘비싸다’고 했는데 지금 호가는 기본 9억 원에 10억 원짜리까지 나왔네요.”

‘전반적인 안정세’라는 정부 평가와 달리 전세 계약이 만료돼 새 전셋집을 찾고 있는 세입자들은 지금이 말 그대로 ‘전세난’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학령기의 자녀를 둔 경우 살고 있는 동네를 떠나기 힘든 만큼 인근에서 전세를 구할 수밖에 없는데, 매물 자체가 귀할 뿐더러 몇 없는 매물들은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다는 것이다.

지금의 전세난은 정부가 초래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발단은 지난해 7월 임대차3법 중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시행이다. 세입자의 주거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이들 법은 전세 가격을 그야말로 ‘폭등’시켰고 그 후폭풍은 역설적으로 세입자, 특히 신규로 전세 계약을 맺는 세입자들에게 돌아갔다. 한 전문가에게 전세난에 대한 해법을 묻자 “전세난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쉽고 간단한 방법은 임대차3법 폐지”라는 답이 돌아올 정도였다.



지난해 하반기를 휩쓴 임대차3법의 마지막 퍼즐인 ‘전월세신고제’가 이달부터 시행되자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전월세신고제가 임대 소득에 대한 과세에 활용될 수도 있는 만큼 세금 부담 가중을 우려한 집주인들이 전세를 반전세나 월세로 돌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정부는 전월세신고제로 임대차 시장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임차인의 권리가 강화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비슷한 취지로 도입된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시장은 잊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임대사업자등록제도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임대사업자가 가지고 있던 물량이 매매 시장에 나오게 되면 전·월세 물량은 그만큼 줄어든다.

정부 정책마다 부작용이 불거지자 시장에서는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리스크는 정부”라는 말까지 나온다. “제발 아무것도 하지 말아 달라”는 국민의 하소연이 왜 나오는지 정부는 되짚어봐야 한다./yang@sedaily.com

/양지윤 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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