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2일(현지시간) 8,000만 회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글로벌 배포 계획을 조만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코스타리카 주재 미국대사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며칠 내로, 아마도 이르면 내일 8,000만 회분의 백신 배포 세부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미국 등 전 세계에서 백신 제조 능력을 증가시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전 세계 백신 접종의 리더가 될 수 있다"라고 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2024년에서야 전 세계인의 70∼80%가 백신 접종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그러나 우리가 속도를 높일 수 있다. 내년 말까지 달성할 기회를 가질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블링컨 장관은 지난 1일 카를로스 알바라도 코스타리카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2주 정도 내에 백신을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공급할지 발표할 것"이라며 "백신을 받는 국가에 어떠한 정치적 요구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는 백신의 공정한 공급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백신 공급에 조건을 제시했다는 비판을 받는 중국과 차별화한 전략을 보인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이미 제공하기로 약속한 6,000만회분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더해 미국 정부가 승인한 2,000만회분의 화이자·모더나·얀센 백신을 전 세계에 추가로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바이든 행정부는 자국 백신 공급 우선주의를 표방하며 백신 수출을 제한해 국제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받아왔다. 특히 인도와 브라질 등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악화하면서 미국이 백신을 제공해야 한다는 여론의 압박을 받아왔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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