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銀 입질 금융사 4곳 이상…"소비자금융 통매수" 의사도

직원 고용승계 여부가 최대 관건

내달까지 매각형태·철수 등 결정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 부문 인수에 뛰어든 금융사가 4곳 이상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각각 소비자금융 사업 전체 또는 일부 부문의 인수를 희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씨티은행도 다음 달까지는 전체 매각이나 부분 매각 여부를 결정하고 최악의 경우 단계적 사업 폐지의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금융사가 4곳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기존에 인수 후보로 거론되던 곳들이 인수 의사를 타진했다는 말이 나온다”며 “그중에는 지방에 거점을 둔 금융사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앞서 유명순 씨티은행 행장은 직원들에게 ‘CEO 메시지’를 보내며 “다수의 금융회사가 예비적 인수 의향을 밝혀 해당 금융사들과 기밀유지협약(NDA)을 체결한 뒤 보다 진전된 협상을 위해 정식 인수의향서를 낼 것을 요청했고 지난 3일 현재 ‘복수의 금융사’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LOI를 제출한 금융사 중에는 예상과 달리 소비자금융 사업 전체를 인수하겠다는 곳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직원 고용 승계 여부다. 소비자금융 사업 부문을 모두 사들인다고 해도 인력 구조 조정이 전제돼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씨티은행 매각의 최대 걸림돌로 인력 구조 조정을 들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씨티은행의 전체 임직원 3,500명 중 소매 금융 부문이 2,500명으로 70%를 넘는다.

인수 의향을 지닌 복수의 금융사가 전체보다는 일부만을 인수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이유다. 인수 후 시너지 효과도 고려해야 하지만 결국은 ‘승자의 저주’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부담을 덜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산관리(WM)·신용카드 등을 분리해 매각하면 인수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은행은 우선 접수된 LOI를 검토해 최종 입찰 대상자를 선정하고 입찰 대상자들의 상세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후 본입찰과 우선 협상 대상자 선정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전체 또는 부분 매각이 여의치 않을 경우 사업 철수 절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유 행장은 “고객과 직원을 위한 최선의 매각 방안에 도달하기 위해 세부 조건과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서는 열린 자세로 논의하되 ‘단계적 폐지’ 방안을 실행하기 위한 준비 절차도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며 단계적 폐지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광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