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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욕조서 숨진 7세 딸 살해 혐의 아버지에 무죄 확정

1심 22년 중형 선고

2심 "범행 동기가 없고, 사고사 가능성 배제 어려워"

/이미지투데이




친딸을 욕조 안에서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1심서 징역 22년을 선고받았다가 2심서 무죄를 받았던 아버지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의심스러운 정황이 일부 존재하지만 범행 동기가 없고 딸의 사고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채팅 메시지 등의 간접 증거만으로는 살인 혐의를 입증할 수 없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8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A 씨는 2019년 8월 서울의 한 호텔 욕실에서 딸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중국에 거주하는 A 씨는 2017년 5월 이혼한 뒤 지금의 여자친구를 만나 동거를 시작했다. 전처 사이에서 얻은 딸과는 계속 가깝게 지냈다.

하지만 A 씨 여자친구는 당시 7살이었던 A 씨의 친딸과 여행을 다녀오고 안 좋은 일이 생긴다며 A 씨 딸을 ‘마귀’ 라고 불렀다. 여자친구는 자신이 두 차례 유산하자 “재수가 없어서 우리 아이를 잡아먹었다”며 친딸을 탓하기도 했다. A 씨는 이에 여자친구에게 동조하는 듯한 메시지를 남겼다.



검찰은 A 씨가 여자친구를 위해 딸을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2019년 8월 6일 한국으로 여행을 와 딸을 살해한 것으로 판단하고 A 씨를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법의학자들이 익사에 더해 경부압박으로 인한 질식사를 피해자 사인으로 판단했다”며 A 씨의 살해 혐의를 인정하고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A 씨가 문자메시지로 여자친구와 범행을 공모한 듯한 내용의 대화를 주고받은 데다 폐쇄회로TV(CCTV) 영상에 A 씨 외 객실 출입자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해 A 씨가 딸을 살해한 것으로 봤다.

하지만 2심은 "A 씨가 피해자를 살해했다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보기 어렵다"며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어 부검 결과 피해자에게 목 졸림 시 나타나는 흔적이 보이지 않아 피해자가 욕조 안에서 미끄러져 사망했을 사고사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A 씨가 여자친구와 나눈 문자메시지도 여자친구를 진정시키기 위해 호응하는 척한 것일 뿐 공모하지 않았다는 A 씨 측 주장을 인정했다. 또 A 씨의 전처가 일관되게 "A 씨는 딸을 사랑해 절대로 죽였을 리 없다"고 진술한 점과 평소 A 씨와 딸의 관계를 고려해 딸을 살해할 동기를 찾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구아모 기자 amo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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