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5.0% 상승해 약 13년 만에 최대 폭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5월 기저 효과가 컸지만 이를 제외해도 물가 압력은 실존하다”며 “6월에도 4.8% 물가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며 비용 상승으로 인한 가격 전가 가능성이 상존하는 구간임을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11일 외신에 따르면 전일 미국 노동통계국은 5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5.0%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4.7%)를 웃도는 수치다. CPI가 5%대를 기록한 것은 2008년 8월(5.4%) 이후 처음이다. 항목별로는 전달 대비 0.6% 상승률 중 운송 부문이 0.4%포인트를 차지했다. 특히 중고차와 트럭 가격이 7.3% 상승했다. 중고차는 전체 지수 내 비중이 3%에 불과하지만 워낙 큰 폭으로 올라 전체 물가 상승률을 0.2%나 끌어올렸다.
이날 한국투자증권은 5월 가파른 물가 상승을 단순히 기조 효과 때문이라고 해석하기는 어려우며 6월에도 4% 후반대의 물가 압력이 나타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권희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기저 효과가 소멸하면 일시적이었던 물가 상승 걱정도 완화될 것'이라는 견해에 부분적으로만 동의한다”며 “직전월 대비 상승률도 0.6%를 기록했기에 이를 단순히 기저 효과 때문이라고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직전월 대비 상승률(0.6%)은 금융위기 이후 코로나19 발발 전까지(120개월) 월별 상승률 중 가장 높은 값이다. 권 연구원은 “현재 물가 상승은 임금을 상승을 동반하지 않고 있어 단기간 강한 물가 압력을 보인 뒤 완만해 지겠지만 이는 3분기 이후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6월 미국 CPI가 4.8%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중고가 가격은 최근 둔화된 상승세를 감안해도 6월 한달간 4~5%는 올라 물가 상승률에 0.1%포인트 이상을 기여할 것”이라며 “임대료 역시 지금보다 낮아질 가능성은 적고, 농산물 가격을 반영해 외식 물가도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5월 물가 상승률이 연중 고점을 지났다고는 하지만 그 동안의 비용 상승을 가격으로 전가하는 잔파도는 아직 상존하는 구간임을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승배 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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